가계부채 '1450조원' 돌파... 증가율은 분기별 둔화 추세

우리나라 가계 빚 총액이 역대 최대치인 1450조원을 돌파했다. 가계부채 관리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증가율은 둔화됐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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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4/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4분기 말 가계신용은 1450조9000억원으로, 4분기 동안 31조6000억원(전 분기 대비 2.2%)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가계부채를 포괄해서 보여 준다. 가계가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각종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합친 금액이다.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8.1%를 기록했다. 2017년 1분기(11.1%), 2분기(10.4%), 3분기(9.5%)로 지난 한 해 동안 하락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은 분기별 가계신용 증가율을 가계 가처분소득 증가율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가 소득으로 빚을 갚을 수 있도록, 가계신용 증가율을 가처분소득 증가율(지난해 기준 5%) 수준으로 맞추겠다”고 말했다.

부문별로 12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1370조1000억원으로, 4분기에 28조8000억원(2.1%) 늘었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15조2000억원(2.4%) 늘었다. 그 중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6조8000억원(6.8%)으로, 주택 매매거래 감소로 전 분기(8조원) 대비 소폭 하락했다.

대신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이 8조4000억원 늘어나며 2006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 중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뱅킹을 이용한 대출은 전 분기와 유사한 2조원 정도 늘어났다.

상호금융,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4조8000억원(1.5%) 늘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에도 그 폭이 전 분기(4조3000억원)보다 커졌다.

보험, 연기금, 카드사 등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 잔액은 8조8000억원 늘었다. 보험기관은 확대됐지만 공적금융기관이 축소되면서 그 증가폭이 둔화됐다.

한은 관계자는 “대출 자금 용도는 알 수 없지만 소비심리 개선에 따른 자금 수요 증가와 월세 및 상가 임대료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판매신용 잔액 증가 규모는 2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3조원) 대비 축소됐다. 추석 연휴로 인한 카드 사용 증가 영향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은행은 증권사 및 대부사업자의기초자료를 보완해 3분기 가계신용 규모를 기존 1419조1000억원에서 1419조3000억원으로 수정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