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수능 '수학 가형' 기하 빠지고…'수학 나형'은 지수·로그·삼각함수 추가

다음 달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이 치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가형에서 기하가 제외됐다. 인문계 학생이 치르는 수학 나형에는 지수·로그·삼각함수가 추가된다.

교육부는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를 27일 발표했다.

교육부는 지난 해 8월 수능 개편 유예를 발표하면서 2021학년도 수능은 현행방식을 유지하되 출제범위는 올 해 2월말까지 결정하기로 한 바 있다. 올 해부터 2015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기 때문에 정부는 그에 맞춰 수능을 개편하려고 했다. 개편이 유예되면서 고1이 되는 학생들은 2015 개정 교육과정 수업을 들으면서 2009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하는 수능을 치러야 할 처지다. 이 때문에 출제범위가 기존 수능과 바뀌게 됐다. 교육부는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는 정책연구, 학부모·교사·장학사·대학교수·학회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17개 시도교육청 의견수렴, 공청회 등을 종합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를 현행 수능 출제범위와 동일하게 하되, 교육과정 개정으로 조정이 불가피한 경우 수험생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했다.

국어 출제범위는 '화법과 작문, 문학, 독서, 언어'다. 개정교육과정에는 언어와 매체가 들어가지만, 언어만 출제하는 것이 현행 수능과 출제범위가 같다는 점이 감안됐다.

이공계 등 자연계 학생이 치르는 수학 가형은 '수학Ⅰ, 미적분, 확률과 통계'로 결정됐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수학 '기하'가 진로선택과목으로 이동한 것이 주요 이유다.

기하는 공간·도형·위치 등을 다루는 것으로 이공계에 필수 항목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중요성이 커지는 이공계 분야 기초소양 저하 우려가 제기됐다.

교육부는 기하를 출제하는 것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원활한 운영과 수험생 부담 완화라는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고, 기하가 모든 이공계의 필수과목으로 보기는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대학이 모집단위별 특성에 따라 필요 시 학생부에서 기하 이수 여부를 확인하거나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기하 공부를 독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학 나형에서는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 통계'가 출제된다. 2009 교육과정에 비해 2015 개정 교육과정 수학Ⅰ에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 등 내용이 추가됐다.

과학탐구는 현행 수능과 동일하게 물리Ⅰ, 물리Ⅱ, 화학Ⅰ, 화학Ⅱ, 생명과학Ⅰ,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Ⅰ, 지구과학Ⅱ를 출제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물리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이하 과학Ⅱ)'가 진로선택과목으로 이동했다. 동일한 수능과목구조 유지방침에 따라 과학Ⅱ가 출제범위에 포함됐다.

그 외 영어, 사회탐구, 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은 현행 수능과 동일하게 출제하기로 정했다.


수능의 EBS 연계 역시 현행과 동일하게 유지한다. 유예 발표 당시 EBS 연계는 부작용 때문에 축소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학생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연계율 유지 이유다. 8월에 발표될 대입제도 개편방안에서는 EBS 연계 방침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지난 해 8월 김상곤 부총리가 수능 개편을 1년 유예한다고 발표하는 모습
지난 해 8월 김상곤 부총리가 수능 개편을 1년 유예한다고 발표하는 모습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