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 기획]김태희 기상슈퍼컴센터장 "기상청 슈퍼컴 5호기 예보 만족도 높일 것"

“앞으로 도입할 기상청 슈퍼컴퓨터 5호기는 기상 예보의 품질을 한 차원 높이게 됩니다. 빠른 연산 속도를 바탕으로 예보 만족도를 높일 것입니다.”

김태희 기상청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장은 2020년 도입 예정인 50페타플롭스(PF)급 슈퍼컴퓨터 5호기가 기상 예보를 크게 발전시킬 것이라고 단언했다.

기상청 5호기는 현재 사용하는 4호기보다 8배 이상 빠른 연산속도를 지닐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 관측 자료를 더 빨리, 많이 해석해 기상청의 전체 예보 역량을 끌어올린다.

김태희 기상청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장
김태희 기상청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장

슈퍼컴퓨터로 생산하는 기상 관측 자료는 기상예보 역량을 큰 영향을 미친다. 역량 비중이 32%다. 슈퍼컴퓨터 연산능력이 떨어져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하면 정확한 예보가 불가능하다.

“사람인 예보관이 기상예보를 하지만 판단 근거로 관측자료를 활용합니다. 슈퍼컴퓨터 성능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5호기는 지구 대기를 작은 격자로 나눠 수학 계산하는 프로그램인 수치예보모델 해상도도 높인다.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한 지역을 여러 개 격자로 나눠 개별 관측·예보할 수 있다. 제주도를 예로 들면 이전에는 8개로만 나눌 수 있었던 관측 영역을 수십개로 늘릴 수 있다. 5호기는 기존 17㎞였던 전지구 격자 간격을 10㎞ 이하로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수치예보모델 해상도 변화에 따른 관측 변화
수치예보모델 해상도 변화에 따른 관측 변화

“격자 영역이 지나치게 넓으면 국지성 호우같이 좁은 영역에서 일어나는 기상현상을 잡아낼 수 없습니다. 5호기는 이런 문제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습니다.”

김 센터장은 5호기와 같은 슈퍼컴퓨터를 우리 기술로 개발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2차 슈퍼컴퓨팅 육성 기본계획으로 자체 기술 개발이 이뤄지는 것에 큰 기대감을 품고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훗날 국산화 기술로 만든 슈퍼컴퓨터를 기상예보에 활용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예전에는 우리 기술로 자동차를 만들 수 있을까 의심했지만 결국 국산 자동차가 세계를 누비는 날이 왔다”면서 “우리가 노력한다면 곧 국산화한 슈퍼컴퓨터를 기상 예보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