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가 AI 법률 프로그램 검색창에 주택 관련 질문을 입력하자 10분 만에 법부터 지방자치단체 고시까지 모든 관련 정보가 컴퓨터 화면에 뜬다. 평소 2∼3일 걸렸던 업무가 30분도 채 되지 않아 해결됐다. 변호사는 법률 검색 시간을 줄이고 판례 분석에 집중한다.
국내도 인공지능(AI) 변호사 시대가 열린다. AI 법률 프로그램이 변호사를 보조해 업무시간을 줄인다. 변호사가 찾지 못한 부분까지 찾아준다. 효율적 변호가 가능한 최적 환경을 구현한다.
국내 대형로펌 대륙아주는 27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인텔리콘 메타연구소와 '법률 AI 시스템 도입 협약식'을 갖고 법률 AI 시스템 확산에 나섰다.
인텔리콘은 법률 AI 시스템 '유렉스'와 'QA머신' '법률챗봇 로보(Lawbo)'를 개발한 전문회사다. 인텔리콘은 세계 법률 AI 경진대회에서 2016년, 2017년 2년 연속 우승하며 세계에서 주목받았다.
150여명 변호사를 보유한 대륙아주는 국내 로펌 가운데 인텔리콘 시스템을 가장 먼저 도입한다. 대륙아주는 인텔리콘 법률 AI 시스템 도입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앞으로 3개월간 TF 중심으로 인텔리콘 법률 AI 시스템 유렉스를 현장에 도입·활용한다. 하반기부터 대륙아주 소속 전 변호사가 업무에 활용한다.
법률에 AI를 적용한 리걸테크(legaltech, 법률+기술)는 미국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된다. 2016년 미국 로펌 베이컨 앤드 호스테틀러는 IBM 왓슨 기반으로 AI 변호사 '로스'를 고용했다. 임영익 인텔리콘 메타연구소 대표는 “미국은 리걸테크 관련 스타트업과 기업이 많이 생겨나는 분위기”라면서 “온라인 로펌도 많이 생겨나면서 전통 오프라인 시장이 파괴된다”고 전했다.
대륙아주는 인텔리콘과 한국형 법률 AI 시스템 구축·확산에 협력한다.
인텔리콘이 개발한 유렉스는 법률 전문가용이다. 유렉스는 변호사에게 관련 법령과 판례를 제시한다. 단순 법령과 판례 제시에 그치지 않고 관련 연관성도 제시한다. 변호사는 유렉스를 활용해 처음 접하거나 복잡한 분야에 소요되는 자료 조사 시간과 노력을 줄인다. 유렉스가 관련 법령과 판례를 빠짐없이 파악, 우선 검토할 법령과 판례까지 제시한다. 변호사는 유렉스를 이용해 보다 완성도 높은 법률 서비스를 빠른 시간 안에 제공한다. 3개월간 대륙아주 소속 변호사가 유렉스에 피드백을 제공해 성능을 높인다.
양사는 하반기 외부 유료버전을 발표한다. 대륙아주뿐 아니라 외부 전문 변호사도 이용 가능하도록 서비스한다.
법률 AI서비스가 변호사를 대체한다는 우려 목소리도 있다. 단순 업무는 법률 AI가 대체하지만 전문 영역은 대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법률 AI는 변호사의 보조 기능이라는 해석이다.
김대희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는 “법률 AI로 변호사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시선도 있지만 법률 AI 발전 추세를 막을 순 없다”면서 “법률 AI가 변호사 자체를 대체하기보다 변호사 고유 역량을 강화하도록 보조·보완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김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법률 시장은 '법률 서비스를 위해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법률 서비스 질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면서 “법률 AI를 도입해 단순 반복적 업무나 방대한 리서치가 필요한 업무에서 신속성과 정확성을 향상시켜 대국민 법률 서비스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전자신문 CIOBIZ]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