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지주 사기 전달 세리모니를 하는 모습.](https://img.etnews.com/photonews/1802/1047046_20180227151210_026_0002.jpg)
롯데지주 출범 이후 처음 개최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비상장 6개사 합병·분할합병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신동빈 회장이 구속 수감되며 사상 초유 총수 부재 사태를 맞은 롯데그룹이 첫 번째 관문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롯데지주는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롯데지주·롯데지알에스·한국후지필름·롯데로지스틱스·롯데상사·대홍기획·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계열사에 대한 '합병 및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결의했다.
이날 현장에서 임시 주주총회 진행 방식과 서류 첨부와 관련해 일부 주주들이 불만을 표시했지만 안건과 관련해서는 큰 잡음없이 압도적 표 차이로 의결됐다. 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총주식 5811만5783주 중에 3900만9587주가 참석했으며 이중 3395만358주가 찬성해 87.03% 찬성률을 기록했다.
신 회장은 지주사 전환 핵심 요건인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끊고 계열사를 확대해 한국 롯데에 대한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특히 관심을 모은 일본 롯데홀딩스가 위임장으로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지며 일본 롯데의 신 회장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반면 신 회장 구속 이후 경영일선 복귀를 노리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 측은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신 전 부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이 0.2%에 불과해 합병 반대를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총수 부재' 속 롯데지주 분할합병안 통과…순환출자 완전히 해소](https://img.etnews.com/photonews/1802/1047046_20180227151210_026_0003.jpg)
이번 합병 및 분할합병안 의결로 롯데는 신동빈 회장 부재 상황에서 맞이한 첫 고비를 넘기게 됐다. 롯데 측은 주주가치 제고, 경영투명성·효율성 강화 등 롯데의 지주사 체제 확대에 따른 긍정적 효과에 대한 주주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롯데는 2015년 이후 기업 투명성 제고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작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왔다. 이를 위해 2017년 10월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한 데 이어 이번 주총으로 6개 비상장 회사를 지주 내로 합병 및 분할합병시켜 지주체제를 확대하게 됐다.
분할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롯데는 4월 1일부로 그룹 내 모든 순환출자와 상호출자를 해소하게 된다. 경영권 분쟁 직전인 2014년 기준 75만여개에 달했던 복잡한 지배구조를 정리한 것이다.
롯데는 순환출자 완전 해소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됨으로써 경영투명성이 높아짐은 물론 복잡한 순환출자로 인한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에도 시장의 긍정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함으로써 지주회사 체제를 안정화 시키는 동시에 전문경영과 책임경영을 통해 경영효율화를 제고할 수 있게 됐다. 분할합병이 완료되면 롯데지주에 편입되는 계열사는 총 54개(롯데지주 포함)가 된다.
롯데는 최근의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지주회사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구조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롯데는 신 회장의 항소심과 오는 5월 사업권이 만료되는 롯데홈쇼핑 재승인 심사, 지지부진한 중국 롯데마트 매각, 호텔롯데 상장 등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또 이명박 정권 시절 롯데월드타워 인허가 특허 의혹에도 다시 불거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부재 속에서 열린 임시 주총이었지만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해 '뉴롯데'로 거듭나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를 주주들이 승인한 것”이라며 “황각규 부회장이 이끄는 비상경영체제도 한층 탄력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