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큐텐 재팬' 인수...전항일 이베이코리아 부사장 대표로

미국 이베이가 '큐텐(Qoo10) 재팬'을 인수해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한다. 이베이코리아 출신 임원이 큐텐 재팬 경영진으로 합류해 조직을 재정비한다. 2000년대 초 일본에서 한 차례 실패를 겪은 이베이가 현지 시장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는 최근 큐텐 재팬 사업부를 인수했다. 큐텐은 지난 2010년 구영배 전 G마켓 대표와 이베이가 각각 51%, 49% 지분을 출자한 조인트 벤처다. 큐텐 재팬은 같은 해 6월 설립됐다. 이베이는 구영배 큐텐 대표가 보유한 일본 사업 부문 지분을 인수한다.

전항일 이베이코리아 부사장은 큐텐 재팬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전 부사장은 이베이코리아에서 최고고객책임자, 통합운영 부문장(상무), 영업본부장 등을 차례로 역임했다. 구자현 이베이코리아 영업기획실장도 큐텐 재팬 경영진에 합류한다. 현재 일부 이베이코리아 인력이 현지에서 조직 및 내부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베이는 이르면 4~5월 인사명령을 내고 도일(度日) 인력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큐텐 재팬 메인화면
큐텐 재팬 메인화면

온라인 유통업계는 이베이가 현지 시장을 주도하는 아마존에 대항할 카드로 큐텐 재팬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베이는 지난 2000년 일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현지화 실패와 후발주자 성장 한계로 2년 만에 전격 철수한 바 있다.

큐텐 재팬은 일본에서 라쿠텐, 아마존, 야후쇼핑에 이은 4위 사업자다.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지난해 이례적으로 전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베이가 한국 진출 때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오픈마켓 브랜드로 현지 시장에 들어가는 것보다 시장에 안착한 업체를 인수하는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베이는 지난 2001년 옥션을 인수하며 한국 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2009년 6월에는 인터파크에서 G마켓을 사들였다. 현재는 연 13조원 이상 거래액을 기록하는 업계 1위 사업자다.

일부는 이베이가 아시아 지역에서 글로벌 전자상거래 사업자들과 경쟁하기 위한 대책으로 큐텐 재팬 인수를 선택한 것이라고 봤다.


온라인쇼핑 관계자는 “한국 사업 성장세가 시장 포화와 경쟁사 증가로 점차 둔화하는 가운데 실질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장은 일본 이외에 없다”면서 “아시아 시장 전체 거래액을 늘려 아마존 등 글로벌 쇼핑업체를 견제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베이, '큐텐 재팬' 인수...전항일 이베이코리아 부사장 대표로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