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선 교육과정평가원장 "6월 모의평가부터 4~5일 내 가채점 결과 받아본다"

오는 6월 수능 모의평가부터 학생이 자신의 등급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도록 4~5일 내 가채점 결과를 받는다.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수능시험 후 늦은 채점으로 인한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6월 수능 모의평가부터 가채점 유효성을 테스트하겠다고 밝혔다.

성 원장은 지난 26일 기자들과 만나 “학생이 3등급 최저학력에 맞는지 안 맞는지도 몰라 혼란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가채점이 유용한지 테스트하는 차원에서 6월 모의평가에서 시범적으로 가채점 결과를 공개하겠다. 현재 스캐너 등 장비로는 4~5일 정도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테스트 결과가 좋으면 실제 수능에도 적용을 검토한다.

성기선 원장
성기선 원장

현재 수험생은 수능과 모의평가를 치른 뒤 3주 후에나 개인별 성적과 등급구분점수(등급컷)을 받는다. 그 사이 정시 지원을 결정해야 하는 수험생은 입시학원의 잘못된 정보와 불안 마케팅에도 현혹될 수 밖에 없다.

평가원은 2003학년도와 2004학년도 수능에서 표본채점 발표제도를 운영했다. 당시 실제 채점 결과와 차이가 많아 2005학년도에 폐지했다.

성 원장은 “전형에 참고하되 이로 인한 불이익을 법적 소송 용도로 쓰지 않도록 조건을 붙일 것”이라면서 “현재 장비가 부족하면 최신 장비 한 두대를 더 들여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적표 발표 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가채점 정보라도 주려는 것”이라며 “입시학원이 (예상 등급 컷을 발표하며) 설명회 등으로 불안감을 조성하는 현상도 바로 잡겠다”고 덧붙였다.

수능·학생부종합평가(학종) 등에 대한 공정성 논란에 대해서는 “수능이 공정하긴 하지만 균등하지는 않다”며 “수능이 공정하다는 생각은 자기 세대 경험에 근거한 것인데 지난 20년 사이 변화를 보면 다르다는 것을 알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대 중반 서울 중학생 약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와, 2000년대 중반 비슷한 연구 결과를 비교해보니 가정환경이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졌다는 점을 파악했다. 수능 성적을 가지고 입시 당락을 결정하는 정시가 더 공정하다는 의견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정시가 더 많아질 경우에는 계층간 교육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성 원장은 “2015 교육과정 도입됐는데 이것과 연계해 어떻게 역량을 평가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하지만 우리는 평가 테크닉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만 논의한다”고 토로했다.

또한 수능 절대평가 되어도 당분간은 기존 틀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영어절대평가처럼 난이도를 낮추지 않고 진행한다면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