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4차산업혁명 시대 생산성 향상은 '혁신'에서"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4차산업혁명 시대 생산성 향상은 '혁신'에서"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4차산업혁명 시대 생산성 향상은 '혁신'에서"

“지금까지 쌓은 경험과 노하우의 절반은 버려야 합니다.”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KPC) 신임 회장은 지난달 중순 취임 직후 임직원에게 파격 주문을 내놨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메가트렌트 앞에 생산성의 개념이 완전히 바뀌었다. 과거처럼 '틀에 박힌' 사고를 고집해선 안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노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존 노동 등 요소 중심이 아닌 혁신에 의한 생산성 향상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투입, 산출을 넘어 생산성 전반의 프로세스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KPC 혁신에 시동을 걸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혁신위원회 출범과 함께 자체 혁신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하고 대대적 변화를 예고했다.

노 회장의 거침없는 행보는 예견된 바다. 자신이 KPC 선임연구원 출신으로 내부 사정을 잘 알기 때문이다.

친정으로 돌아 온 노 회장은 자부심과 위기감을 동시에 느꼈다. KPC는 연매출 1400억원 규모 알짜 기관으로 성장했다. 교육, 컨설팅, NCSI, DJSI 등 지수 개발로 사업성을 강화한 결과다. 그러나 외부 환경이 녹록치 않다.

노 회장은 “지난 10여년 간 우리나라 생산성은 정체 내지 하락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은 OECD 35개국 중 28위로 하위권이다. 대중소기업간 생산성 격차는 심화됐다.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은 제조업의 51% 수준에 불과하다.

2000년대 초반 5%를 넘나든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2014년 마이너스 성장, 2015년 1%대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노 회장은 “KPC가 국가 생산성 혁신운동을 주도하겠다”면서 “이에 맞춰 공적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KPC가 우리나라 생산성 향상의 주도적 역할을 했지만 최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제시, 해결책을 마련하는 역할이 다소 미흡했다”고 덧붙였다.

노 회장은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에도 몸담고 있다. KPC의 기능도 변화가 예상된다.

그는 “KPC를 '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로 키우기 위해 조직을 바꾸고 혁신하겠다”면서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생산성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연구 조사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독일, 미국, 일본 등 4차 산업혁명 선도국가의 우수 사례를 공유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도 구축할 것”이라면서 “우수 사례를 개도국에 전파하는 신사업의 밑그림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4차산업혁명 시대 생산성 향상은 '혁신'에서"

다음은 일문일답

-3년 간 KPC를 이끌게 됐다. 운영 방안과 목표를 알려달라.

▲4차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생산성 혁명이 일어났다. 생산성 혁신 패러다임이 절실하다. KPC가 '제2의 국가적 생산성 혁신 운동'을 전개해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국가 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로서 생산성 혁신을 선도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정책 사업 발굴 등 고부가가치 신규 사업을 개척할 것이다. 선진 컨설팅 기법 도입, 4차 산업혁명 추진 컨설팅 사업 개발, 4차 산업혁명 관련 교육 사업 개발, 에듀테크 기반 교육사업 역량 선진화 등 과제가 많다.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생산성 측면에서 4차 산업혁명이 갖는 의의는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생산성 향상이 매우 빠르다.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혁신이 이뤄질 것이다. 기존의 노동 등 요소 중심 생산성 향상보다 혁신에 의한 생산성 향상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이제는 투입, 산출 중심의 생산성 개념을 버려야 한다. 투입, 산출 등에 대한 정의도 다시 내려야 한다.

-KPC의 변화도 예상되는데.

▲KPC는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최대화하는 '혁신형 생산성 향상'을 적극 추진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규모의 경제를 벗어나 다품종 소량생산, 맞춤형 생산까지 가능하다. 새로운 생산성 모델이 필요하다. KPC는 이를 담아낼 수 있는 생산성 지수, 모델을 개발할 것이다. 데이터 축적과 활용을 통한 혁신성과 등도 생산성을 측정하는 하나의 요소로 들어갈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 기업이 집중해야 할 부분은.

▲신기술 도입, 새로운 비즈니스 방안 등 기업이 고심해야 할 많은 요소가 있지만 결국 이를 추진하는 것은 사람이다. 즉, 소프트파워가 중요하다. 사람의 역량을 키워나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의 귀결점은 지능화다. 가장 중요한 것이 데이터다.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어떤 타이밍에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분석해야 한다.

-KPC의 주 기능인 컨설팅 경쟁력 제고 방안은 무엇인가.

▲글로벌 컨설팅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것이다. 선진 컨설팅 기법을 도입하고 방법론도 고도화해야 한다. 스마트공장 등 4차 산업혁명에 걸 맞는 컨설팅 비즈니스를 확대한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교육 개발, 에듀테크 기반 교육사업, 선진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교육 사업을 추진하고 자격인증사업도 개발할 계획이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