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비용절감을 위해 부사장·전무급 임원 35%, 상무·팀장급 인력 20%를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담은 '자구책'을 내놓았다.
한국지엠(대표 카허 카젬)은 28일 오전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부사장·전무급 임원 35%, 상무·팀장급 임원 20% 감축하는 방안을 통보했다. 또 제너럴모터스(GM) 본사 및 해외지사에서 파견된 'ISP(international service personnel)' 임직원수도 현재 30여명에서 절반 가까이 감축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지엠 팀장급 이상 인원은 약 500명, 임원급은 100여명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전무·상무·팀장 등 세부 직급별 인원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번 간부급 구조조정 계획은 비노조원인 임원·팀장들도 '고통 분담'에 동참하겠다는 의미에서 마련된 것이다. 이날 열린 노사 교섭 자리에서 노조 쪽에도 전달됐다.
앞서 한국지엠은 임원을 포함한 현재 팀장급 약 500명에게 일방적으로 '올해 임금 동결' 사실을 통보했다. 이들은 노조원이 아니기 때문에 임금 조정 과정에 합의나 동의가 필요 없다. 또 임원을 포함한 모든 직원의 법인카드 사용을 이미 막았고, 각 부서에서 통상적으로 올리던 서비스·물품 구매 품의도 모두 보류시켰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작성된 올해 지출 예산안은 폐기된 것과 다름이 없다. 대부분 항목에서 당초 잡혔던 예상 지출은 '제로(0) 베이스(기준)'에서 다시 검토해 대폭 삭감됐다. 필수적인 지출만 취합해 바로 앞달에 다음 달 지출을 최소 편성하는 방식으로 회계가 운영되고 있다.
최근 이런 조처들은 지난해 9월 카허 카젬 사장이 취임한 뒤 이어진 비용절감 '자구안'이 확대된 것이다. 카젬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전사에 지침을 내리고 적자 축소 방안의 하나로 각 부서의 경상비 지출부터 줄이기 시작했다. 경상비에는 커피 등 간식비, 회의비, 활동비, 비품 구매비 등 부서 운영에 들어가는 일상적 지출 항목이 모두 포함된다.
한편 한국지엠은 이날 오전 인천 부평공장에서 임단협 3차 교섭에 돌입했다. 사측은 올해 임금 인상 동결 및 성과급 지급 불가, 내년 정기승급 시행 유보 등을 노조에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 학자금과 명절 복지포인트 등 복리후생비도 대폭 줄이고 임금 인상 수준도 회사의 수익성 여부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뜻도 전달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