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원자 단위로 층을 이루는 물질의 소리 움직임을 300나노미터(㎚) 고해상도로 이미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신소재, 태양전지, 촉매 개발에 유용한 기술이다.
DGIST(총장 손상혁)는 김현민 동반진단의료융합연구실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안종현 연세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원자적층구조 2차원 대표 물질인 이황화몰리브덴의 극초속 움직임을 300㎚ 해상도로 분석할 수 있는 '순간 2차 고조파 이미징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미징 기술은 전자와 격자 간 반응으로 생성되는 원자 단위의 소리 발생을 측정할 수 있다. 그동안 원자 단위 2차원 구조체에서 극초속의 전자 움직임이나 관련 소리 발생을 측정하려면 펌프-프로브 방식으로 구성된 펄스파를 소재에 쏴서 발생하는 프로브파의 흡수나 반사 변화를 측정해서 분석했다. 그러나 변화되는 신호가 작아서 신호대의 잡음비를 늘리기 위해 측정 시간을 늘리고 고성능 신호 증폭기를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또 이런 방법에 사용되는 레이저는 에너지가 높아 레이저의 초점 사이즈를 수 마이크로미터(㎛) 미만으로 조절할 경우 샘플이 손상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샘플의 손상을 줄이는 동시에 레이저 초점 사이즈를 줄일 수 있도록 기존 순간흡수방식 분광기에서 사용되던 레이저 출력을 수천 배에서 수만 배 정도로 줄이고, 실시간으로 시각화하기 위해 고성능 스캐닝 시스템을 적용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이황화몰리브덴 결정을 스카치테이프 박리법을 이용해 원자 층으로 만들고, 레이저와 접촉 시 발생하는 열을 원활히 배출하기 위해 알루미나 층을 샘플 위에 얇게 도포해서 대물렌즈에 최적화시켰다.
연구팀이 광학 현미경으로 개발한 순간 2차 고조파 이미징 시스템은 2차원 구조 소재뿐만 아니라 페로브스카이트, 퀀텀닷 등 에너지 소재 및 촉매 효율을 결정하는 전자의 수명 연구에 적용할 경우 관련 소재 및 소자 단계 연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민 선임연구원은 “순간 2차 고조파 이미징 기술을 이용해 대량 생산되는 재료의 전자-홀 움직임 분석을 동시다발로 시각화할 수 있어 나노 신소재 기반의 원천 기술 개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