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과 신차 배정 지연으로 판매 라인업이 크게 위축된 한국지엠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에퀴녹스'를 애초 계획했던 2분기 내 출시한다. 위기 상황과 별개로 판매 회복을 위해서는 신차 출시를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4일 한국지엠 관계자는 “위기론이 계속되면서 에퀴녹스 출시가 잠정 보류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면서 “그러나 에퀴녹스는 예정대로 인증 단계에 있고, 출시 계획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에퀴녹스 출시가 6월 이후로 보류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일선 영업소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일었다. 에퀴녹스는 현재 환경부 배출가스·소음 인증을 마치고, 나머지 연비 인증과 제원 등록 단계에 돌입했다. 아울러 내비게이션 등 시스템 한글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한국지엠은 에퀴녹스 가격 경쟁력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 한국지엠이 미국에서 생산되는 대형 세단 '임팔라' 도입 당시 현지보다 저렴한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단기간에 판매량을 끌어 올렸다. 반면 군산공장에서 생산하던 '크루즈'는 고가 정책 논란에 휘말리며 가동률 저하의 불씨가 됐다.
한국지엠 입장에선 기존 중형 SUV '캡티바' 노후화로 모델 교체가 시급한 상황이다. 에퀴녹스는 미국 시장에서 매년 20만대 이상 팔리는 인기 모델이다.
다만 에퀴녹스가 예정대로 출시되더라도 한국지엠이 처한 판매 하락과 생산 물량 감소 등 위기 상황을 극복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출시될 에퀴녹스는 미국 공장이 생산하는 수입·판매 차종으로, 흥행 성공이 국내 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에퀴녹스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GM 공장에서 전량 생산되며, 국내 판매 모델은 미국 공장에서 들여온다.
에퀴녹스 출시에 앞서 철수설로 인한 브랜드 신뢰도 저하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한국지엠은 전시장 방문 고객이 급감하고 지난달 판매가 크게 하락하자 이달 주력 차종 보증 기간을 연장하고, 중고차 잔존가치를 보장하는 프로모션을 내놓았다.
프로모션 대상은 주력 차종인 '스파크'와 '말리부', '트랙스'로 보증기간을 5년 또는 10만㎞까지 확대했다. 군산공장 폐쇄와 함께 재고 처리에 나선 '크루즈'와 '올란도', 에퀴녹스로 모델 교체를 앞둔 '캡티바' 3개 차종은 최대 12% 할인과 함께 중고차 가치보장 할부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구매자에게 3년 후 중고차 가치를 55%까지 보장해준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고객들이 사후 정비와 잔존가치 하락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안심하고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모션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