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로봇산업 경쟁력 일·미·유럽에 크게 뒤져…中에도 추월당해

선진국 비해 경쟁력 지수가 16~17점이나 벌어져

한국 로봇산업 경쟁력 일·미·유럽에 크게 뒤져…中에도 추월당해

한국 로봇 산업 경쟁력이 일본, 미국, 독일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다는 진단이 나왔다. 후발 주자이던 중국에도 사실상 추월당했다. 로봇은 4차 산업혁명에서 인공지능(AI)과 함께 핵심 산업으로 꼽힌다. 미래 산업 경쟁력이 그만큼 뒤처진다는 의미여서 로봇 산업 활성화 방안이 시급하다.

5일 로봇산업협회와 광운대 산학협력단이 공동으로 연구한 '2017 로봇산업 경쟁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로봇 산업은 일본,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경쟁력 지수가 16~17점이나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술 수준을 100점으로 볼 때 제조용 로봇 분야에서 일본은 116.91점, 미국은 116.20점, 독일(유럽)은 115.94점으로 크게 앞섰다.

이번 조사는 국내 로봇 산업 종사자와 학계, 연구계 전문가 8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9월에 개최된 '2017 로봇월드'에 방문한 로봇 산업 산·학·연 전문가 대상으로 오프라인 조사를 진행했다. 같은 해 10월과 11월에 로봇산업협회 소속 종사자·학계 전문가 대상 온라인 조사도 더했다.

항목별로 한국 기술 수준을 100으로 볼 때 조사 대상 국가의 기술 수준을 응답하도록 설문했다. 평가는 가격, 품질, 제조, 인력 자원, 기술 등 다섯 항목으로 구성됐다.

제조용 로봇뿐만 아니라 청소 로봇 등 개인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도 일본이 116.93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독일이 113.86점, 미국 112.89점 순으로 집계됐다.

의료용 로봇 등 전문 서비스용 로봇 분야에서도 일본이 116.42점, 독일 113.51점, 미국 112.39점 등 선진국이 크게 강세를 보였다.

로봇 부품 분야에서도 일본이 120.15점으로 크게 앞섰다. 유럽(독일)이 118.53점, 미국이 116.93점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은 4개 분야 가운데 3개 분야에서 중국에 밀렸다. 중국은 제조용 로봇 분야 100.79점, 개인 서비스 로봇 분야 103.77점, 전문 서비스용 로봇 분야 101.90점을 각각 기록했다. 로봇 부품 분야에서만 99.10점으로 한국에 밀렸다. 기반 기술은 앞섰지만 서비스와 활용 분야에서 중국에 추월당한 셈이다.

한국 로봇산업 경쟁력 일·미·유럽에 크게 뒤져…中에도 추월당해

한국로봇산업협회 관계자는 “산업계는 물론 학계, 연구계 전문가를 망라한 자체 조사에서 한국 로봇 산업 경쟁력이 매우 낮게 나온 것은 충격”이라면서 “현재 한국 주력 산업은 물론 미래 제조 산업 경쟁력에서 뒤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보고서에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외산 로봇을 국산화해서 산업 기초 체력을 확보하는 것을 첫 번째 대안으로 강조했다. 국내 로봇 수요 기업과 로봇 기업을 연결하고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로봇 산업 내에서도 로봇 기업, 부품 기업, 시스템 기업이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