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이 5일 방북 첫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면담하고 만찬 회동을 가졌다. 김 위원장이 남측 인사와 만난 것은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이다. 특사단은 문 대통령의 의중 전달과 함께 친서를 전했다. 남은 일정 동안 북한 측 고위급 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 연결고리를 마련하고 남북 정상회담 추진 등에서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한 특사단은 이날 저녁 6시 김 노동당 위원장을 면담하고 이어 만찬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정 실장은 김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특사단은 오후 1시 50분께 특별기로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 오후 2시 50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특사단은 리현 통일전선부 실장의 기내 영접을 받았고, 리선권 조국평화통일 위원장과 맹경일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공항에 마중 나와 특사단을 맞이했다. 특사단과 리 위원장, 맹 부부장 등은 공항 귀빈실에서 10분간 환담했다.
이어 오후 3시 40분 숙소인 고방산 초대소에 도착해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전부장의 영접을 받았다.
특사단은 이날 저녁 김 위원장과 면담 및 만찬자리에서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 여건 조성, 남북 교류 활성화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이를 기반으로 북·미 대화를 위한 북측의 적극 의지 표명을 주문했다.
특사단의 과제는 6일까지 이어지는 북측 고위급 인사들과의 회동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과 '핵 보유국 인정'을 요구하는 북측 간 간극을 줄여서 입장을 조율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앞서 정 실장은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 청와대 춘추관에 들러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간 대화와 관계 개선 흐름을 살려서 한반도 비핵화와 진정성 있는 항구 평화를 만들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확고한 뜻과 의지를 분명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특사단은 6일 오후 귀환한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은 귀환한 뒤 이번 주 안으로 미국을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방북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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