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관세, 미 안팎에서도 우려 목소리 지속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관세 인상 방침에 미국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현지 언론이 경제 역풍 우려를 제기하고, 철강 관세에 따른 산업 성장 시나리오가 허구라고 반박했다. 중국, EU 등에 이어 영국도 유감을 표명했다.

철강 관세, 미 안팎에서도 우려 목소리 지속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다는 환상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WSJ는 오스트리아 푀스트알피네 철강공장을 사례로 들면서 철강산업이 일자리를 만들던 시대는 지났다고 지적했다. 이 공장은 1960년 근로자 1000여명이 50만톤 강선을 생산했다. 지금은 14명이 같은 양의 강선을 생산한다.

로이터통신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 참석 중인 케빈 브래디(공화당)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을 발언을 인용해 관세 부과의 부당함을 보도했다. 브래디 의원은 “미국과 NAFTA 재협상 중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물론, 공정하게 거래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철강제품 관세 부가 방침을 밝힌 1일 이후 연이어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무역전쟁 촉발로 미국 내 더 많은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금리인상·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소비재 가격 상승과 전반적인 고용감소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비난을 의식한 듯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관세로 철강 가격이 올라도 소비재 제품 비용 영향은 적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미 정부의 진화 작업에도 우려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관세 인상 조치가 일부 철강 업계에 일시적인 혜택만 주고 그에 따른 부담은 자동차 업계 등 값비싼 철강을 사용해야 하는 다른 산업이 질 것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세계 각 국도 우려를 쏟아냈다. 앞서 중국, EU 등이 대응 조치를 경고한데 이어 4일에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영국 총리실은 메이 총리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면서 “(미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에 대해 깊은 우려를 제기하고, 다자 행동만이 전 세계 생산 과잉 문제를 풀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