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복인 KT&G 사장 연임 여부를 두고 잡음이 적지않다.
6일 업계에 따르면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 의해 최고경영자 후보로 추천된 백 사장은 16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지분 6.93%를 보유한 2대 주주 IBK기업은행이 백 사장의 연임에 반대하고 있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9.09%)도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은행은 주총을 앞두고 국제 의결권 자문사(ISS)에 콘퍼런스콜 개최를 제안했다. ISS는 전 세계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견을 내는 의결권자문 기관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의결권을 행사할 때 ISS의 의견을 참고한다.
기업은행은 콘퍼런스콜에서 백 사장 연임의 부당성을 알리고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 지지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입장을 바꾼 상황이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기업은행, 일부 글로벌 투자회사도 백 사장 연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백 사장의 연임 결정에 대한 절차상의 문제와 CEO 리스크를 공식적으로 제기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반박하고 나섰지만 지분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주주 설득이 쉽지 않고 백 사장 취임 후 실적이 국내 시장 위축에도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은 좋다. 2015년 10월 대표이사에 취임한 백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 전 해인 2014년 별도기준 매출 2조7426억원과 1조546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후 2015년 매축 2조8217억원, 영업이익 1조2373억원, 2016년 매출 2조9682억원 영업이익 1조3051억원, 지난해 매출액 3조, 영업이익 1조2448억원을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연결기준으로는 2014년 순매출 4조1129억원, 영업이익 1조1719억원에서 2015년 순매출액 4조1698억원, 영업이익 1조3659억원을 기록했으며 2016년 각각 4조5099억, 1조4701억원, 지난해 4조6672억원, 1조4261억원을 기록했다.
수출 부분에서 성과도 눈에 띈다. 2015년 KT&G의 해외 수출은 465억 개비, 8077억원 매출을 기록했지만 2016년 487억 개비, 9414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 554억 개비 1조482억원으로 급증했다.
기업은행과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백 사장 연임의 키는 외국인 투자자의 판단에 달려있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말 KT&G의 외국인 주주 비중은 53.16%에 달해 사실상 외국인 투자자 뜻에 따라 백 사장의 연임이 결정되는 구조기 때문이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제외하면 58.5%까지 올라간다.
KT&G 노조는 지난달 22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정부는 KT&G에 대한 경영개입과 낙하산인사를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기획재정부가 기업은행의 지분 51.8% 소유주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연임이 확정된 백 사장을 반대하고 사외이사를 2명 늘리려는 움직임은 낙하산 인사를 위한 사전 조치라고 주장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대주주와 2대 주주의 반대 의사에도 백 사장 연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며 “백 사장은 향후 경영 실적으로 자신의 연임 타당성을 증명해보여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