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CEO 주도 'IP전략포럼' 출범…"4차 산업혁명 제도 정비 서둘러야"

삼성, SK 등 대기업을 포함한 산업계 최고경영자(CEO)가 주도하는 지식재산(IP) 협의체 'IP전략포럼'이 6일 출범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공동 의장을 맡았다. IP전략포럼은 기업 주도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무형 자산인 IP 전략을 세우고 정책을 제언한다.

한국공학한림원(회장 권오경)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4차 산업혁명 대응 IP 전략'을 주제로 제1회 IP전략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은 3사 CEO와 권오경 공학한림원 회장이 공동 의장을 맡는다.

대기업 CEO가 IP 커뮤니티 전면에 나선 것은 이례다. 윤부근 부회장과 박성욱 부회장은 이날 포럼에 직접 참석, 발제와 토론을 경청했다. 윤 부회장은 다음 포럼을 직접 주재한다. 박진수 부회장은 일정 상 불참했지만 공동 의장을 맡았다. 이날 행사에는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성윤모 특허청장도 자리했다.

제1회 한국공학한림원 IP전략포럼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권오경 공학한림원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성윤모 특허청장, 김영재 대덕전자 사장 (앞줄 왼쪽부터).
제1회 한국공학한림원 IP전략포럼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권오경 공학한림원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성윤모 특허청장, 김영재 대덕전자 사장 (앞줄 왼쪽부터).

기업 경영 최고책임자가 참여하면서 IP 전략의 현장성 강화, 관심 제고 효과가 기대된다. 포럼 실무를 지원하는 공학한림원 IP전략연구회는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가 이끈다.

황 대표는 “세계 인구 0.7%, 세계 면적 0.07%밖에 되지 않는 대한민국이 지속 성장하는 방법은 기술 혁신밖에 없다”면서 “4차 산업혁명 자체가 기술 혁신이고, 대한민국 기술 혁신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IP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그동안 대한민국은 IP 창출, 관리 면에서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지만 IP를 전략화해 성장 동력으로 만드는 일에는 부족했다”면서 “IP전략연구회가 중심이 돼 정책을 연구하고, 대한민국 혁신 성장에 도움이 되도록 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박재근 한양대 교수는 발제자로 나서 빅데이터, AI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을 IP 측면에서 분석했다. 두 분야 모두 미국 특허 출원이 가장 많았다. 빅데이터는 그 자체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지만 저작권 제도와 부딪친다. 원본 데이터와 재가공 데이터의 소유권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박재근 한양대 교수가 제1회 IP전략포럼에서 발제하고 있다.
박재근 한양대 교수가 제1회 IP전략포럼에서 발제하고 있다.

박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전 산업에서 AI를 활용한 창작물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간처럼 스스로 사고하는 AI가 저작물이나 알고리즘을 만들어 낸다. 사람의 저작물에 국한된 현 제도에서 AI 창작물의 저작권, 특허권을 어떻게 다룰지가 화두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은 권리 보호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정책 방향이 없다.

박 교수는 “중국, 일본 등은 4차 산업혁명 IP, 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상충하는 제도를 빠르게 발굴하고 있다”면서 “첨예한 이슈여서 서둘러 대응하지 않으면 미국에 모든 IP를 내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