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근로시간 단축 임금 감소분 지원...필요시 고용보험료 인상 검토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근로자 임금감소분을 고용보험 사업을 통해 지원한다. 근로시간 단축 때문에 사업주가 신규채용 할 때 드는 비용도 지원한다. 고용보험료 인상요인이 발생하면 보험료 추가 인상도 검토한다.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은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노동시간 단축입법 개정안 주요 내용 및 향후계획' 브리핑을 열고 “신규채용 인건비와 기존 노동자 임금감소 등을 지원해 노사 부담을 완화하고 근로시간 단축이 현장에 조기에 안착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한 정부 지원은 기존에 진행하는 사업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라며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해서 조속한 시일 내에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부는 근로시간 단축 후속조치 이행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관계부처 회의를 통해 지원방안을 마련한다. 관계부처 지원방안은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재정지원 △사업장 구인지원 △노동생산성 향상 유도 △영세사업장의 경영여건 개선 등이 추진된다.

이 차관은 “추가 채용에 따른 인건비는 고용보험 사업 중 '일자리 함께 하기 사업'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지원을 하게 될 것”이라며 “7월부터 시행하는 300인 이상 대기업 등은 충분히 자체여력이 있기 때문에 당장 지원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일자리 함께 하기 사업은 사람을 추가적으로 채용하고 근로시간을 단축할 경우 임금이 삭감되는데, 사업주가 임금삭감을 하지 않으면 보존분의 80%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사업은 올해 213억원의 예산으로 편성됐는데 모두 고용보험기금에서 나온다.

이 차관은 “지원예산 확보 관련 고용보험 요율 인상 등이 있지만 아직 검토하지는 않았다”라며 “올해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하면서 추계를 보고, 향후 적용 기업규모가 작아지는 만큼 내년 예산 편성할 때 감안해서 (인상을) 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이는 일자리 함께하기 사업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재원이 필요하면 고용보험료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올해부터 고용보험료율은 기존 1.3%에서 1.6%로 인상될 예정이다.

이 차관은 연장·야간근로 등 수당을 급여에 포함해 지급하는 '포괄임금제'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지침도 근로시간 단축을 감안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포괄임금제는 근로기준법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법원 판결에 의해 준용되는 제도”라며 “대법원 판결에 따라 근로시간 책정이 어려운 경우 유효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한 곳이 많기 때문에,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포괄임금제 지침을 마련하고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차관은 “바뀐 제도가 현장 안착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사업장 지도·점검을 실시하겠다”라며 “근로감독, 문화확산, 매뉴얼 제작 등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야가 합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지난달 28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주 68시간의 최장 근로시간이 주 58시간으로 단축됐다. 개정안은 오는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시행된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