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2월 한국 시장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인 한국지엠, 르노삼성차 판매량을 앞질렀다. 한국 소비자들의 독일 프리미엄 수입차 선호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차가 부족한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는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벤츠는 2월 6192대를 판매해 수입차 시장에서 두 달 연속 1위 자리를 지켜냈다. 같은 기간 2위를 차지한 BMW는 6118대를 판매해 벤츠를 74대 차이로 바짝 추격했다.
벤츠는 BMW는 지난달 나란히 6000대 이상을 판매해 한국지엠(5804대)과 르노삼성차(5353대) 내수 판매 실적을 추월했다. 지난달 한국지엠 내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8.3% 급감했고, 르노삼성차도 33%나 줄어들었다. 내수 3위 쌍용차(7070대)와 벤츠 간 격차는 800여대에 불과했다.
지난달 신규 등록한 수입차는 1만9928대로 집계됐다. 설 연휴가 있었던 전달보다 5.4% 줄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22.9% 증가했다.
브랜드별로는 벤츠와 BMW 양강구도가 심화된 가운데 토요타(1235대)와 렉서스(1020대)가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고, 랜드로버(725대), 포드(745대), MINI(640대), 볼보(456대), 재규어(456대), 푸조(404대)가 뒤를 이었다.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은 BMW 320d(1585대)가 차지했고, 벤츠 GLC 220d 4MATIC(902대), BMW 520d(687대) 순이었다.
연료별로는 가솔린차(46.3%)가 디젤차(45.3%)를 앞질렀다. 하이브리드차는 8.4%를 기록했고, 전기차는 0.1%에 머물렀다. 국가별로는 독일 등 유럽 브랜드 비중이 77.8%에 달했다. 일본(15.8%)과 미국(6.4%)이 2위와 3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설 연휴와 영업일 부족으로 2월 자동차 판매가 감소한 가운데 벤츠와 BMW가 한국지엠, 르노삼성차를 앞지른 것은 한국 자동차 산업 위기 상황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