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충전서비스 업계가 전국의 충전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로밍'에 합의했다. 전기차 사용자는 업체별 충전기 간 호환충전서비스 사업자 구분없이 단 한번의 회원가입만으로 국내 모든 충전인프라를 쓸 수 있게 된다.
6일 전기차 충전 업계에 따르면 KT, 지엔텔, 에버온, 포스코ICT, 한국전기충전서비스는 최근 KT 본사에서 사업자 간 로밍 합의를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로밍 도입 시기는 연내 개시를 목표로 정했다.
관련 업계는 그동안 사업자별로 충전소·사용자 정보 공유나 로밍 수수료 의견차 등으로 매번 합의점을 찾지 못했지만 환경부가 적극 중재에 나서면서 최종 합의를 끌어냈다.
충전 로밍은 서로 다른 사업자 서비스 지역에서도 사용자 인증과 과금에 필요한 통신이 가능한 서비스 체계다. 다른 업체끼리 각각 서비스망을 독자 구축한 경우는 물론 상호 시스템을 연결, 어떤 회사에 가입하든 어느 곳에서든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전기차 구매 시 최초 무상 지급하는 전기차 브랜드별 충전카드도 특정 충전인프라와 관계없이 전국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하게 된다.
사업자별로 충전요금을 포함해 선·후불제 등 결제 방식이 다른 데다 결제일도 제각각이어서 5개 충전사업자와 환경부(환경공단) 충전카드를 포함, 최대 6개 카드를 보유해야 했다. 앞으로는 이 같은 불편함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충전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고객 요구에도 사업자 간 로밍 수수료, 고객 정보 공유, 별도 서버 구축비 등 문제로 업체 간 합의가 필수인 로밍이 어려웠다”면서 “환경부가 올해 민간 충전사업자 평가 항목에 로밍을 추가하면서 모든 사업자가 합의를 도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5개 사업자는 추가 협의를 통해 사용자 인증 및 정산 방식과 연동 테스트 일정과 방식 등을 확정할 방침이다. 사업자 간 통신 프로토콜 개발 등에서도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다만 사용자 인증과 과금 등에 필요한 관리체계(중앙서버)를 하나로 둘지, 하나의 사업자가 나머지 사업자 간 개별 연동시키는 N:1 방식을 도입할지는 아직까지 정하지 못한 상태다.
환경부 관계자는 “충전서비스 로밍은 국내 전기차 민간 보급 확대에 아주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라며 “차질 없도록 정부도 큰 관심을 갖고 지원과 독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