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안과 의료장비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개발했다. 안과 장비 자체 인증이 가능해 장비 국산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상열)은 이상원 나노바이오측정센터 박사팀이 망막진단장비인 광간섭단층촬영기(OCT)의 성능을 평가하는 표준 안구팬텀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표준연이 개발한 안과용 망막진단장비(OCT)용 안구 팬텀 모듈](https://img.etnews.com/photonews/1803/1049610_20180308142103_413_0001.jpg)
팬텀은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 단층촬영(CT)과 같은 의료영상기기의 성능을 평가하는 도구다. 기기 안에 인체 대신 삽입한다. 팬텀을 촬영해 측정결과를 비교하면 장비의 정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자동차 충돌 실험에 사용하는 더미 인형과 유사한 기능을 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안구 팬텀은 의료영상기기가 대상의 두께, 길이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표준화를 거쳤다. 의료영상기기의 3차원 영상 측정 결과를 비교해 장비 정확도를 교정할 수 있다.
적용 기기는 OCT다. OCT는 안과질환을 진단하는 장비다. 안과 의료영상장비 중 비중이 가장 크지만, 국산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품을 만들어도 성능을 평가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식약처, 미국식품의약국(FDA), 유럽통합인증(CE) 등 인증기관의 인허가를 받아야 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OCT로 촬영한 사람의 망막(왼쪽)과 안구 팬텀(오른쪽) 영상](https://img.etnews.com/photonews/1803/1049610_20180308142103_413_0002.jpg)
연구팀은 OCT 국제표준인증(ISO 16971)를 반영해 안구 팬텀을 개발했다. 규정에 없는 OCT 평가방법, 절차도 새롭게 확립해 국내 의료영상장비 평가 및 인증, 국산화 기반을 마련했다.
팬텀을 활용한 인증 작업도 진행 중이다. 안광학의료기기 기업 휴비츠가 연구팀의 안구 팬텀, 평가방법을 OCT 인증에 사용하고 있다. 식약처 및 CE 인증을 획득했고, FDA 승인 작업에 착수했다.
![이상원 박사가 OCT 평가용 표준 안구 팬텀을 개발하고 있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803/1049610_20180308142103_413_0003.jpg)
연구팀은 안구 팬텀이 의료데이터 표준화에도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표준화 팬텀으로 기존장비를 교정하면, 안과 진단데이터를 표준화할 수 있다.
이상원 박사는 “표준 안구 팬텀으로 OCT 국산화의 길을 열었다”면서 “앞으로는 망막은 물론 혈관까지 구현한 안구 팬텀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