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온데 대해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은 환영 의사를 밝히면서도 자국의 '패싱'을 경계했다. 중국은 핵심 역할론을 강조했다. 일본은 핵사찰 비용 부담 등으로 개입을 시사했다.
1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청샤오허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교수는 “중국이 항상 북미대화를 촉구했고, 한반도 상황 중재와 비핵화를 위해 실질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위해 경제적 희생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 상황이 북미 정상회담 합의 등으로 급변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비핵화조건으로 예상되는 체제 안전보장과 경제 보상은 중국의 참여와 협력 없이는 실현될 수 없고 미국은 여전히 중국의 지원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북미대화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중국의 이익이 희생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시진핑 국가 주석이 “미 정상회담 소식을 환영하고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에 전적인 신뢰와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지만 일각에선 중국의 '패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융녠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간 정상회담으로 중국이 '주변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전날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핵사찰을 받을 경우 인원과 기자재 조달에 필요한 초기 비용 3억엔(약 30억3천만원)을 부담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조기 대응에 나선 것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 일본이 배제된 '재팬 패싱'이 있었다는 지적 때문이다. 북한의 비핵화 논의 과정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도가 반영됐다.
러시아도 자국의 공을 강조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북미, 남북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남북, 북미 간 대화가 그동안 러시아와 중국이 함께 제안해온 한반도 문제 해결 '로드맵' 주장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의 대북 압박 정책이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끌어냈다는 평가를 두고는 “각자 자신의 해석이 옳다고 주장하는 법”이라며 평가절하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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