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연구자들이 연구개발(R&D) 특성에 맞는 과학기술 정책, 연구비·연구인력 불균형 해소 등 제도 혁신을 촉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3일 서울 세종대로 KT스퀘어에서 '연구자, 제도 혁신을 말하다'를 주제로 'R&D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현장 연구자와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제도혁신기획단이 제안 과제를 발표하고 산학연 전문가가 토론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대학 연구자, 과학기술 유관기관 종사자, 시민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임대식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조혜성 아주대 교수, 유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중호 오스코텍 연구소장, 윤지웅 경희대 교수 등이 대담에 참여했다.
혁신기획단은 R&D 제도 혁신에 현장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발족했다. 4개월 간 30여 차례 회의를 거쳐 R&D 제도 개선 과제를 도출했다.
이승복 공동단장(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교수)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양적 성과가 세계 수준의 질적 성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와 현장 연구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R&D 특성에 맞는 정책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경쟁 해소와 필요한 경쟁 유도 △연구비, 연구 인력 등에 존재하는 불균형 해소 △신뢰할 수 있는 R&D 관리 시스템을 제도 혁신 철학으로 제시했다.
기초연구 포트폴리오를 개선해 적정 연구비를 지원하고 그랜트 문화를 정착시킬 것으로 제안했다. 청년 과학기술인의 현장 연수기회를 확대하고, 초기 창업 기업의 R&D 지원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술료 제도 개선 등 혁신기획단의 정책 제언을 소개했다.
자유 대담 참여자는 단기 성과 중심 R&D 정책, 쉽고 편한 연구에만 안주하게 만드는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도뿐만 아니라 연구 '문화'를 바꾸는 일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혁신기획단 제안 과제 일부를 이달 초 발표한 '국가 R&D 규제혁파 방안'에 반영한다. 임대식 본부장은 “현장 의견에 귀 기울이고, 능력 있는 연구자가 연구에 몰입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