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향년 76세로 별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이후 최고 물리학자로 칭송받던 스티븐 호킹 박사가 14일 숨을 거뒀다. 향년 76세. 호킹은 온몸이 마비되는 루게릭병에 시달리면서도 뛰어난 학문 업적을 남겨 세계인을 감동시켰다. 그의 연구는 우주의 본질 이해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티븐 호킹
스티븐 호킹

호킹 박사는 이날 오전 영국 케임브리지 자택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유족들은 성명을 내고 호킹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유족들은 성명에서 “그는 위대한 과학자이자 비범한 인물이었다”면서 “호킹의 업적과 유산은 오래도록 남을 것”이라며 애도했다.

호킹은 1942년 1월 8일 옥스퍼드에서 태어났다. 1959년 17세 나이로 옥스퍼드대에 입학한 호킹은 1962년 케임브리지대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러나 21살 때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그에게 2년 시한부 판정을 내렸다.

루게릭병은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됐고, 호킹은 연구에 열정을 다 바쳤다. 이후 50년 이상 활동하며 뛰어난 학문 업적을 남겼다. 1988년에는 목소리를 잃고도 연구에 매진, 대중과학서 '시간의 역사'를 완성했다. 이 책은 1000만권 이상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호킹은 1975년 이른바 '호킹 복사 이론'으로 세계 물리학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블랙홀에 관한 편견을 깨뜨린 것이다. 흔히 블랙홀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기만 한다고 인식됐다. 호킹은 블랙홀이 입자를 방출하다가 증발, 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호킹은 뛰어난 학문 업적 외에도 장애와 역경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존경을 받았다. 루게릭병 환자는 5년 이상 생존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킹 박사는 손가락 두 개만 쓸 수 있는 상황에서도 열정을 놓지 않았다.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자유의 훈장'을 수여하며 “호킹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인간 영혼을 힘을 보여 줬다”며 치사했다.

공동 연구를 수행한 영국 이론물리학자 로저 펜로즈는 호킹 운명 후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호킹은 우주의 본질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지대한 공헌을 한 물리학계의 혁명가”라고 평가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