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고급브랜드 제네시스가 올해 5~6월 미국시장에 출시할 예정이었던 G70이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차와 제네시스 판매망 분리를 두고 딜러와 갈등이 빚어지면서 출시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이로 인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진 올 하반기에나 미국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 북미 법인(GMA)은 현대차와 판매망 분리 과정에서 제네시스 모델 판매를 중단해야 하는 딜러사들과 금전적인 보상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깊은 갈등을 빚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시장에 제네시스 전용 전시장 100곳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기존 딜러사들을 대상으로 제네시스 딜러 자격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 북미 법인(HMA)은 850여개 딜러망과 계약을 맺고 있다. 이 중 500여개 딜러망은 현대차 모델과 제네시스 'G80'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나머지 350개 '엘리트 딜러(Elite Dealer)'는 플래그십 세단 'G90(국내명 EQ900)'도 판매한다.
GMA는 제네시스 판매망 분리와 함께 'G70'을 미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G70이 진출하는 미국 프리미엄 엔트리 카 시장은 연간 45만~50만대 규모로,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 아우디 'A4', 인피니티 'Q50', 렉서스 'IS' 등 독일·일본 프리미엄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 GMA는 G70을 경쟁 모델 대비 뛰어난 성능과 가격을 앞세워 제네시스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GMA는 판매망 분리 과정에서 딜러와 갈등이 커지면서 G70 출시 일정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판매망 분리 이후에는 현대차 딜러는 더 이상 제네시스 모델을 팔 수 없다. 제네시스 모델은 현대차보다 수익률이 높아서 딜러사에서 수요가 많다. GMA는 제네시스 판권을 얻지 못한 딜러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약속하고 있지만, 협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일부 현대차 딜러는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보상금을 거부하고 제네시스 판권을 요구하고 있어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면서 “이들은 올해 제네시스 G70을 출시하고, 내년부터 SUV 라인업이 도입되면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 브랜드 판매량이 커지면서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제네시스 측은 5~6월 G70을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하반기로 미루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제네시스 최초 중형 세단이라는 점에서 전용 딜러를 통한 판매를 한다는 상징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GMA, HMA 측에서 딜러와 협상이 빨리 진행되면 G70을 계획대로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