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16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위한 제3차 협상에서 이틀째 주요 쟁점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과 마이클 비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를 수석대표로 한 양국 협상단은 이날 워싱턴DC USTR 청사에서 자동차, 무역구제, 원산지 등 세부 분과별로 협상을 계속했다.
미국이 오는 23일부터 수입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 때문에 FTA 개정 협상이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띤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철강 관세 부과 조치의 면제 논의와 FTA 협상을 연계하면서 자동차·부품 관련 비관세 무역장벽 해소, 원산지 규정 강화 등을 강하게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우리 측은 세탁기·태양광 제품에 이어 철강까지 높은 관세를 부과한 미국 조치가 부당한 만큼 관세법 등 수정이 필요하다고 맞서면서,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 규정과 '불리한 가용 정보(AFA)' 조항 등 수정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틀간 예정됐던 3차 협상은 이날 공식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협상이 이처럼 진통을 겪으면서 우리 협상대표단은 다음 주에도 워싱턴DC에 남아 한미FTA 개정과 철강 관세 면제를 연계한 비공식 협상을 계속하기로 해 주목된다.
앞서 지난 1월 5일 워싱턴DC에서 열린 1차 협상은 하루 만에 끝났고, 2차 협상은 1월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이틀 동안 서울에서 진행된 바 있다.
특히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유명희 통상교섭실장을 비롯한 협상단은 철강 관세 면제 문제 등과 관련해 소기의 성과를 거둘 때까지 배수의 진을 치고 미국에 남아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단은 주말 동안 전열을 재정비하고 19일부터 미국 협상단과 다시 비공식 접촉에 나설 계획이다.
조성묵기자 csmo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