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이 당뇨병 진단 수준에 못 미치는 '전당뇨' 범위라도 심혈관, 심장 손상 등 합병증이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에모리대학 의대 가정의학과 전문의 모하메드 알리 박사 연구팀이 2만7971명을 대상으로 1988년부터 2014년까지 혈당, 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신장기능을 추적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혈당이 정상 수치를 넘어섰지만 당뇨병 진단 수치에는 못 미치는 전당뇨도 심혈관과 신장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다.
연구팀은 전당뇨를 공복혈당 100~125mg/dL, 당화혈색소(A1c) 5.7~6.4%로 설정했다. 당화혈색소란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혈색소(헤모글로빈) 분자가 혈액 속 포도당과 결합한 것이다. 적혈구는 일정 기간(약 120일)이 지나면 새로운 적혈구로 대체된다. 당화혈색소는 대체로 2~3개월 동안 장기적 혈당치를 나타낸다.
추적 관찰 결과 전당뇨에 해당하는 사람은 37%가 고혈압, 51%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고지혈증으로 나타났다. 고혈압과 고지혈증은 모두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다.
전당뇨인 사람 6%가 신장기능 지표인 사구체 여과율이 감소하고, 8%는 소변 속 알부민 수치가 높아졌다. 사구체 여과율 감소와 단백뇨는 모두 신장기능 저하를 나타낸다.
이 결과는 혈당이 전당뇨 범위라도 정상 수치로 낮추기 위해 꾸준한 생활습관 개선이나 투약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알리 박사는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영국 당뇨병 전문지 '랜싯 당뇨병과 내분비학' 최신호에 발표됐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
정용철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