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픽이 무(無)안경 입체영상 플랫폼 구현에 나선다. 동영상, 영화 콘텐츠 사업을 넘어 게임, 부동산 영역으로 진출한다.
모픽(대표 신창봉)이 유니티 엔진 기반 모든 게임을 3차원(3D) 영상으로 바꿔주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19일 선보였다. 게임회사는 모픽이 제공하는 매뉴얼대로 유니티 엔진과 SDK를 결합, 손쉽게 3D 영상을 만들 수 있다. 유저는 2D와 3D 버전 중 하나를 선택, 게임을 즐기면 된다.
3D 안경 없이 맨눈으로 입체화면을 감상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모픽은 '무안경 3D 커버'를 개발했다. 커버가 3D 안경을 대신한다. 평소엔 스마트폰 뒷면을 감싸는 보호 케이스로 쓸 수 있다. 3D 영상을 볼 때만 화면에 맞춰 끼우면 된다. 휴대성과 이동성이 뛰어난 셈이다.
가격도 낮췄다. 볼록렌즈 형태 렌티큘러 시트로 빛을 굴절시켜 입체영상을 만드는 방식을 채택했다. 기존 액정 배리어 구조 대비 10분의 1가량 저렴하다. 빛 손실률도 적어 야외 시인성이 뛰어나다. 커버 한개당 판매가는 2만5000원~2만9000원이다. 갤럭시S8, 갤럭시노트8, 아이폰6 모델부터 적용 가능하다. 모픽은 이날 자체 제작 3D 게임 대상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르면 올 가을 출시한다.
응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유니티 엔진이 탑재된 다른 콘텐츠와 연동을 준비 중이다. 게임, 내비게이션처럼 영상을 실시간 재가공하는 콘텐츠에 도입할 수 있다. 재가공 과정에 SDK가 작동해 입체영상으로 바꿔준다.
이 같은 기술을 활용, 가상현실(VR) 시장도 공략한다. VR 영상을 보려면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바꿀 목표다. 이미 국내를 포함한 유럽, 중국, 인도, 일본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HMD가 없다보니 한 영상을 여러 사람이 함께 시청하며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1차 타깃으로 부동산과 교육 시장을 겨냥했다. 오피스텔이나 아파트 분양사무소, 부동산 콘텐츠 업체를 상대로 판로를 넓힐 구상이다. 증강현실(AR) 게임을 통한 학습 프로그램 개발도 추진한다.
모픽은 자체 앱도 운영 중이다. 세계 최대 AR·VR·입체영상 플랫폼으로 도약할 방침이다. 현재는 유튜브 내 3D 동영상, 영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상영하고 있다.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 업체와 협약을 통해 콘텐츠를 늘려갈 예정이다.
모픽은 삼성전자 벤처 기업 육성 프로그램 C랩 스핀오프 기업이다. 신창봉 모픽 대표는 2012년 삼성전자 DMC 연구소 연구과제로 무안경 입체 디바이스 개발에 참가했다. 10명이 넘는 팀원과 3년간 땀 흘린 끝에 태블릿에 적합한 제품을 완성했다. 이 아이템을 갖고 창업에 뛰어든 것이다.
신 대표는 “개발 툴을 VR 업체에 무상으로 제공, 기술공유 표준을 만들 것”이라며 “편하고 저렴하게 입체영상을 즐기는 세상을 열겠다”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