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모든 말에 성의 있게 답변해 주고 싶지만,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나중에~’를 외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마트에서 장난감을 사달라 조르는 아이에게, 외출할 때 엄마 언제 돌아오냐고 묻는 아이에게 ‘나중에~’라며 모호한 답을 준 경험 혹은 부모로부터 그러한 답을 들었던 경험이 누구나 한 번씩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신뢰할 만한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란다면 부모로서 이러한 태도를 반성하고 다르게 말하는 방법을 연습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은 부모가 보여주는 모습을 통해 신뢰를 배우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금방 올게’, ‘잠깐만 기다려’라고 말하면 아이들은 그 금방이 얼만큼인지, 잠깐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해하게 된다. 엄마는 잠깐 있다가 왔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는 울며 화를 내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시점을 설명해주고,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킨다면 아이들은 안심하고 부모를 기다릴 수 있게 된다.
사실은 부모의 귀찮음도 이러한 답변을 하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마트에서 장난감을 사달라 조르는 아이에게 ‘나중에~’라고 한 대답은 어쩌면 책임지기 싫어서 회피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어떻게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할 것인가? 아이에게 구체적으로 언제 사줄지 설명해 주고, 만약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그 또한 솔직히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한다. 부모로서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는 것,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부모 또한 함께 성장해가는 과정이다.
아이에게 신뢰 받는 부모가 되고 싶다면, 나아가 마음을 보듬어주고, 다그치기보다는 먼저 공감해주며 자존감을 높여주는 대화를 하고 싶다면 ‘엄마의 말하기 연습’을 통해 한 걸음 내디뎌보는 것이 어떨까. 아이와의 대화를 어떻게 끌어가야 할지 모를 때, 이야기하다 보면 내 말만 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고 낙담할 때 이 책이 등대와 같은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종민 기자 (jongmin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