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플랫폼 연동 넓히는 중견가전사…편의성↑ 비용↓'일거양득'

중견가전사가 자사 가전제품과 타사 인공지능(AI) 플랫폼 간 연동폭을 넓히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컨 업계 3위인 캐리어에어컨은 올해 선보인 에어컨 신제품 2018년형 에어로·제트 18단 에어컨부터 SK텔레콤 AI 플랫폼 '누구'를 연동 지원한다. 이 제품에는 자체 플랫폼인 AI마스터가 있지만 타 플랫폼과도 연동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SK텔레콤 AI 스피커로 음성명령을 내리면 캐리어에어컨 제품을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캐리어에어컨이 올해 1월 출시한 '에어로(Aero) 18단 에어컨'과 '제트(Jet) 18단 에어컨'.
캐리어에어컨이 올해 1월 출시한 '에어로(Aero) 18단 에어컨'과 '제트(Jet) 18단 에어컨'.

귀뚜라미도 지난해 12월부터 KT AI 플랫폼 기가지니와 자사 사물인터넷(IoT) 보일러 간 연동을 지원한다. '거꾸로 IoT 콘덴싱 보일러'를 KT AI 스피커로 음성명령을 내리면 보일러가 원격 작동한다.

대유위니아 역시 SK텔레콤 누구와 자사 IoT 탑재 가전제품을 연동했다. 전원 온·오프나 예약기능 등 기본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중견가전사로서는 자체 AI 엔진을 개발 비용 부담이 크고 자칫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중견기업은 자체 AI 탑재 제품보다는 IoT 탑재 제품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AI 탑재 가전은 초기 단계인 만큼 소비자 인식도가 높아지고 시장이 성장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SK텔레콤 '누구'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SK텔레콤 '누구'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중견가전사 입장에서는 자체 AI 플랫폼을 탑재하기 보다는 자사 IoT 기능과 타사 AI 플랫폼을 연결하는 것이 경제적일 수밖에 없다. 또 자사 AI 생태계를 구축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려는 통신사와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려는 중견기업 간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진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처럼 자본을 충분하게 보유하지 못한 중견기업에서는 당장 자체 AI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보다 통신사 AI 플랫폼과 연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통신사 입장에서도 자사 플랫폼을 확장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만큼 가전업체와의 AI 플랫폼 연동에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