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화성 향한 괴짜의 꿈…2019년 첫발 뗀다

[이슈분석]화성 향한 괴짜의 꿈…2019년 첫발 뗀다

'괴짜 기업가'로 불리는 엘론 머스크 스페이스X 수석 디자이너 겸 최고경영자(CEO)가 내년 상반기 화성행 우주선을 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화성 탐사, 이주 계획은 그가 수차례 밝혔지만 최근 시점을 특정했다. 그것도 1년 남짓 짧은 시간 안에. 4년 뒤 화성에 화물을 실어 나르겠다는 기존 계획이 '허언장담'이 아님을 못 박았다.

머스크가 지난해 9월 국제우주대회(IAC)에서 밝힌 구상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2024년까지 여섯 차례 화성에 우주선을 보낸다. 2022년 화물 우주선 2기를 화성으로 보내 기지 인프라를 구축한다. 이 때 물의 존재와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전력망 설치, 자원 채굴 준비를 시작한다. 화성에 사람이 갈 수 있는 터전을 닦는 단계다.

스페이스X가 화성에 보낼 우주 발사체 'BFR' 상상도(사진=스페이스X)
스페이스X가 화성에 보낼 우주 발사체 'BFR' 상상도(사진=스페이스X)

이후 2024년까지 네 차례 추가 발사가 예정됐다. 2기는 유인 우주선, 2기는 화물 우주선이다. 화성 기지를 확장하고, 사상 최초로 화성에 사람을 보낸다. 추진제 창고를 포함한 비행 기지까지 건설하고 '화성 식민지' 건설에 돌입한다. 추진제 창고를 갖춘 비행 기지는 지구와 화성을 왕복하는 데 필수다.

2022년 화성 탐사 계획을 실현하려면 내년 상반기 우주선을 시험 발사해야 한다. 스페이스X가 개발하겠다고 밝힌 차세대 우주선 '빅팔콘로켓(BFR)'은 현존 최대 로켓인 '팔콘 헤비'보다 탑재 중량이 5배나 많다. 머스크의 구상을 실현하려면 내년에는 '단기(Short-term)' 비행을 해야 한다.

화성 탐사, 이주 계획 기반은 스페이스X의 차세대 우주선인 'BFR'다. 머스크는 지난해 9월 말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국제우주대회(IAC) 특별 강연에서 BFR의 면면을 소개했다. 극한 미션에 도전하기에 앞서 강력한 신무기를 선보였다.

BFR의 가장 큰 특징은 크기다. 본체와 추진체를 합쳐 길이가 106m에 달한다. 지난달 스페이스X가 발사한 대형 로켓 '팔콘 헤비'보다 36m 길다. 우주선 본체 길이만 48m, 직경은 9m다.

내부 페이로드(승객·화물 중량 합계) 규모도 막대하다. 팔콘 헤비에 비해 5배 많은 중량을 감당한다. 총 150톤 승객·화물을 싣고 저지구궤도(LEO)에 도달할 수 있다. 내부 부피는 825㎥로 초대형 항공기인 에어버스의 'A380'보다 크다. 2~명 이상이 머무를 수 있는 40개 객실, 태양풍 대피소, 여가 공간 등을 조성할 수 있다.

우주로 나아가는 원동력은 스페이스X가 새로 개발한 액체메탄 엔진 '랩터'다. 2단 추진 엔진 6개를 포함해 총 37개 랩터엔진을 활용한다. 추진체의 경우 31개 엔진을 클러스터링 방식으로 묶어 5400톤의 막강한 추력을 발휘한다. 4400톤 우주선을 빠르게 쏘아 올린다.

다양한 행성 대기 상황에 대응하는 델타형 날개, 고정밀 추진착륙 기술, 자동 랑데부 및 도킹기술, 방열 기술 등을 갖췄다.

BFR의 발사비용은 규모와 달리 기존보다 낮을 전망이다. 팔콘1의 1회 발사 비용 500만~600만 달러보다 적은 돈으로 우주에 나설 수 있다.

모든 요소를 100%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해 필요 비용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추진체의 경우 우주선을 우주로 쏘아올린 후 곧장 지구에 자력으로 귀환한다. 재보급·정비를 거치면 이후에 얼마든지 재사용할 수 있다. 한 번 추진체를 만들면 추진제인 메탄, 산소 비용만 부담하면 된다. 우주선 본체 역시 한 번 만들면 각종 임무에 계속 투입한다.

BFR가 이전 모델보다 더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다는 점도 발사비용을 낮추는 주요 요인이다.

경제성은 BFR의 활용 확대, 이전 모델의 퇴장으로 이어진다. 스페이스X는 앞으로 모든 우주선 과 추진체 규격을 BFR 기반으로 통일, 비용 최소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기존에 쓰인 팔콘9, 팔콘 헤비, 드래곤을 BFR로 대체한다.

발사체 개발 여부를 비롯해 머스크의 화성 탐사 구상 전반에 의문이 따라붙는 건 일정 때문이다. 2024년 화성 유인 탐사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보다도 도전성이 높다. NASA의 오리온(OriON) 프로젝트 목표는 2030년대 화성 유인 탐사다. 중간 단계로 달 탐사를 먼저 수행한다. 다른 국가와 협력을 전제로 한다. 머스크 구상은 시기, 절차 면에서 훨씬 과감하다.

머스크는 “우리가 하려는 건 하나의 증명이다. 우리가 성공해서 다른 나라, 회사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그들이 (우리 계획을) 믿지 않지만, 우리가 시작하면 그들도 그들의 게임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