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국내에서 완전히 철수할 경우 연간 생산 손실분이 30조9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1일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지엠 철수 시 연간 생산 손실분은 30조9000억원, 부가가치 손실분은 8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면서 “취업자도 9만4000명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전경.](https://img.etnews.com/photonews/1803/1053981_20180321151123_859_0001.jpg)
생산 손실은 한국GM 생산으로 전후방 산업에서 유발되는 생산액을 나타낸다. 부가가치 손실은 해당 생산(30조9000억원)이 창출할 수 있는 부가가치분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한국 자동차 산업은 연구·개발(R&D) 투자가 미약하고 부품·소재 기업이 육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자동차 산업 R&D 집약도(매출액 대비 R&D 투자액·2016∼2017년)는 현대차가 2.40%, 기아차가 2.91%로 집계됐다. 이는 폭스바겐(6.29%), BMW(5.48%), 혼다(4.71%) 등은 물론 인도 타타모터스(4.11%)보다도 낮은 수치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자동차 생산성이 다른 국가에 비해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1대당 투입 시간은 한국이 26.8로, 미국(14.7)이나 중국(17.7)보다 크게 높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대부분이 영세해 성장이 정체됐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첨단 자동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부품업체들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완성차 업체와 2, 3차 협력 업체가 공생할 수 있도록 기술 보호 강화, 공정한 거래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미래 자동차 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강화하고 인력 양성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성과 유연성을 높이고 고용 안전망을 확충하는 데에도 유의해야 한다”면서 “원·하청업체 근로자 간 임금 격차를 줄이고 실직자가 다시 취업자로 재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노동시장 정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