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병원 주도권 경쟁 치열, 연합전선 구축 활발

대형 병원이 정부가 발주한 지능형 병원 구현 사업 수주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사업 수주를 위해 대형 병원 간 컨소시엄 구성이 활발하다. 국내 병원산업 지형 변화가 예상된EK.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의료데이터 분석 지능형 소프트웨어(SW) 기술개발 사업'에 대형병원이 대규모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안했다. 연세의료원,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대형병원 22곳이 참여했다.

3년간 280억원을 투입하는 프로젝트는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P-HIS) 구축사업과 연계해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 폐암·대장암·전립선암·심뇌혈관질환·소아 희귀난치성 질환 등 적용 효과가 높은 질환 중심으로 질병 예측, 진단, 예방을 지원하는 AI 솔루션을 개발한다.

최근 가장 치열한 접전을 펼친 프로젝트는 산업통상자원부 '선행 공통데이터모델(CDM) 기반 분산형 바이오헬스 통합 데이터망 구축 기술개발' 사업이다.

산업부 선행 CDM 기반 분산형 바이오헬스 통합 데이터망 구축 기술개발 사업
산업부 선행 CDM 기반 분산형 바이오헬스 통합 데이터망 구축 기술개발 사업

아주대병원은 삼성서울병원, 연세대의료원, 가천대길병원, 고대의료원 등 20여개 병원과 대규모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서울대병원, 가톨릭의료원, 서울아산병원, 국립암센터, 충남대병원 등 국립대병원 컨소시엄으로 맞섰다.

병원이 보유한 의료정보 서식을 CDM으로 통일해 연구 목적으로 공유하는 체계 마련이 핵심이다. 향후 의료 빅데이터 활용 근간을 마련하는데다 전국 병원으로 확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업자 평가에서 아주대병원 컨소시엄이 사실상 선정됐다. 아주대병원 컨소시엄은 3만2600병상 규모 5500만명 환자정보를 CDM으로 전환한다.

P-HIS 구축 사업 입찰 제안 컨소시엄 현황
P-HIS 구축 사업 입찰 제안 컨소시엄 현황

대형병원 간 연합전선 구축은 작년 P-HIS 개발 사업이 단초가 됐다.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국가전략 프로젝트로 선정될 만큼 국가적 관심사였다. 당시 고대의료원, 분단서울대병원이 각 10여개 병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현재 고대의료원 컨소시엄이 사업을 수주, 4년 과제를 수행 중이다.

컨소시엄 구성이 활발한 것은 의료 영역에서 대형 빅데이터 프로젝트가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의료 데이터 활용이 4차 산업혁명, 정밀의료 구현 열쇠로 작용하면서 병원 간 협업이 불가피하다. 단일 병원이 보유한 데이터가 양적·질적 한계가 분명해 다수 병원이 데이터를 모을 필요가 있다. 병원 간 데이터 노하우와 기술도 달라 시너지도 기대된다.

박래웅 대한의료정보학회 이사장은 “알파고나 왓슨 사례가 의료계에는 큰 충격으로 작용했다”면서 “AI, 빅데이터 활용이 필수로 작용하면서 다양한 데이터가 대량으로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해 대규모 컨소시엄 구축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