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을 거듭하는 원전과 암 유발 연관성에 대한 새로운 역학 조사가 진행된다. 이미 영향평가는 두 차례 진행된 바 있다. 1991~2011년 20년 동안 진행된 원전 종사자 및 주변 지역 역학 연구는 “원전 방사선과 주변 주민들의 암 발병 위험도 간 연관성을 시사하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그러나 2013~2015년에 진행한 후속 연구는 “연관성이 없다는 결론을 단정할 수 없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두 차례 조사 결론이 서로 달라 우리 사회에 논란을 키웠다. 원자력계와 환경단체 간 대립이 지속되자 2차 조사 후 3년 만에 재역학 조사 실시 계획이 나온 것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보고한 '방사선 건강 영향평가 추진 방안'에 따르면 평가는 '원전 운영과 방사선 이용이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맞춰진다. 또 원전 주변 지역 거주와 암 발병률 간 상관관계 등 건강 영향 조사도 진행된다. 2019년까지 2년 동안 영향평가 이행 체계를 마련한 후 2020년부터 5년 단위로 원전 주변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조사한다. 빅데이터 구축으로 조사 신뢰성도 높일 계획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취지는 공감하지만 정부가 탈(脫)원전 정책 기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진행되는 조사여서 정책 방향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원자력 안전성 여부는 이번 재역학 조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 같은 결과를 놓고도 해석이 분분하기만 해 온 지난 수십년 동안의 논란을 보면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방사선 건강 영향 평가'는 국민에 객관 정보를 제공하는 노력이라는 측면에서 꼭 필요하다. 원안위는 상반기까지 공청회와 설명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 세부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논란은 불가피하더라도 조사 방법과 설계에서 최대한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가까운 미래에는 이 같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