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지배구조 및 채용비리 논란 속에도 3연임에 성공했다.

하나금융지주는 23일 서울 중구 을지로 명동사옥에서 개최한 정기주주총회에서 김정태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김 회장은 2021년 3월까지 3년 더 하나금융 지휘봉을 잡게 됐다.
이날 하나금융은 김 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주주 중 78.9%가 참여한 가운데 찬성이 84.6%, 반대가 15.0%였다. 기권은 0.5%였다.
김정태 회장은 재임 기간 6년간 하나은행-외환은행 통합, 실적 2조원 달성 등의 성과를 냈다. 2015년 7월 KEB하나은행을 출범시켰다. 2014년 7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기 통합을 주장한 지 1년 만에 노조 동의까지 얻어낸 결과다.
의결권 자문기구 ISS는 김 회장이 실적 개선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며 찬성표를 던졌다. 지난해 하나금융은 당기순이익 2조1035억원을 냈다. 지주사 전환 이후 2조원을 처음으로 달성했다.
반면, 금융당국과의 관계는 넘어야할 산이다. 지난해 말부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사실상 김정태 회장을 겨냥,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셀프연임 등 지배구조를 문제삼아왔다.
지난 1월 금감원이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측에 회장 선임 일정을 연기할 것을 요구했지만 회추위가 일정을 강행한 사건까지 발생했다.
여기에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연루된 하나은행 채용비리에 대한 고강도 수사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있던 시절 하나은행에 친구 아들을 추천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사퇴했다.이에 금감원은 의혹 규명을 위해 특별검사단을 구성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신규 사외이사 4명의 선임 안건도 모두 통과됐다. 김홍진·백태승·양동훈·허윤 사외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윤성복·박원구 사외이사는 재선임됐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