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메디슨이 2021년까지 산부인과 영역에서 글로벌 초음파 기기 선두 도약을 선언했다. 지난해 3년 만에 달성한 흑자를 신호탄으로 제품 라인업 확대, 삼성전자와 시너지 등을 강화해 시장 판도를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전동수 삼성메디슨 대표는 23일 서울 대치동 본사에서 열린 제3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2021년까지 산부인과 초음파 의료기기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새 먹거리로 설정한 영상의학과, 정형외과, 심장내과까지 영업 대상을 확대해 초음파 의료기기 전 영역을 고도화한다.
전 대표는 “내부적으로 2021년까지 우리가 강점을 가진 산부인과 영역에서 초음파 의료기기 1위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면서 “연말에 현존하는 최상위 프리미엄 초음파 기기가 출시되면 산부인과 1위 토대를 마련한다”고 말했다.
삼성메디슨이 1위를 자신하는 이유는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한 고사양급 초음파 영상장비 판매가 성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2016년 전동수 대표 체제 전환 후 고사양급 제품 출시에 열을 올렸다. 영상의학과용 'RS80A', 산부인과용 'WS80A'가 대표적이다. '값 싼' 제품만 판매한다는 브랜드 이미지와 저수익 구조 탈피를 시도했다.
전 대표는 “이머징 시장과 중소형 병원 중심 영업을 대형병원으로 전환했다”면서 “2015년 39%였던 대형병원 공급 비중은 작년 49%로 증가했으며, 글로벌 톱 300대 병원 공급 사례도 2015년 40개에서 작년 65개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협력해 '소프트웨어(SW) 역량 확보'도 글로벌 선두를 이끌 무기로 꼽았다. 삼성메디슨은 인도 방갈로에 위치한 삼성전자 연구센터에 의료기기 SW 전담팀을 개설했다. 본사와 긴밀한 협업으로 병변 위치를 정확하게 구현하거나 진단을 지원하는 SW 개발 전초기지로 활용한다. 실제 고사양급 초음파 영상장비에 딥러닝 기술을 접목, 유방암과 갑상선 질환 병변 진단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작년 삼성메디슨은 3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2017년 매출 3026억원, 세전이익 92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 16% 증가했다. 손익은 311억원 개선되며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 대치동 사옥을 매각해 판교로 이동하면서 장기적으로 연구개발(R&D) 자금도 마련했다. 제한적이었던 신제품 개발 체제에서 고사양급부터 중소형·보급형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는 공격적 R&D를 선언했다. 산부인과 영역에서 선전했지만 영상의학과, 정형외과, 심장내과 등 고객군 확대가 절실하다. 현재 삼성메디슨은 세계 시장 점유율이 5%가 채 안 된다. GE, 필립스,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이 70% 이상 장악한다. 전체 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이 21%에 불과한 게 걸림돌이다. 진료과 중에서는 영상의학과 시장이 가장 크지만 삼성메디슨은 산부인과에 매출이 쏠린다. 미국, 중국 등 대형 시장과 영상의학과 등 진료과 다변화가 요구된다.
전 대표는 “삼성메디슨 초음파 기기 사업은 성장세에 있지만 미완의 대기”라면서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미국과 중국은 물론 영상의학과 시장 공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 역시 15% 이상 매출 성장을 목표로 했다. 4월 판교 사옥으로 이전하면서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 일부 부서와 같은 공간에서 업무를 본다. 엑스레이 등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가 보유한 영상의학과 노하우를 공유해 시너지를 낸다. 본사와 합병·상장은 내실 확보를 위해 검토하지 않는다.
전 대표는 “공략을 강화해야 할 영상의학과는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가 노하우를 보유한 만큼 4월부터 같은 공간에서 근무해 시너지가 예상된다”면서 “내년도 의료기기 시장 성장률의 2~3배 이상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