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26일 대통령 개헌안 발의...다급한 국회, 개헌논의 속도내지만 입장차 여전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개헌안을 발의한다. 야권이 대통령 개헌안에 반대 의견을 유지해 실제 처리는 난항이 예상된다.

25일 청와대와 국회에 따르면 해외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은 26일 전자결재로 대통령 개헌안을 발의한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앞서 22일 각 정당을 찾아 협조를 요청했다.

文, 26일 대통령 개헌안 발의...다급한 국회, 개헌논의 속도내지만 입장차 여전

국회는 다급해졌다. 대통령 개헌안이 예정대로 26일 발의되면 국회는 5월 4일 이전에 처리 절차를 밟아야 한다. 여야는 국회 개헌안 발의를 위해 27일 예정된 교섭단체 대표회동에서 각 당 원내대표와 헌정특위 간사가 모이는 '2+2+2' 협의체 구성을 논의한다.

여야 합의 실패로 국회 개헌안 발의가 무산되면 대통령 개헌안을 두고 본회의 표결을 해야 한다. 여야 입장차는 여전하다. 개헌안 내용 중 권력구조 개편이 대척점이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년간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가동해서 준비했지만 어느 하나도 합의에 제대로 이르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6·13 지방선거에서 개헌을 동시 투표하는 것은 모든 국민과 약속이고 합의라고 강조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개헌의 길이 멀어진다고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민주당은 남북정상회담을 고려해 야당에 4월 20일을 협상 '데드라인'으로 통보했다.

야당은 대통령 개헌안 발의에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민의 전당인 국회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할 개헌 논의를 청와대가 '대국민 쇼'를 벌이는 대목에서 한숨만 나온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민주당을 제외한 야4당 개헌정책협의체를 제안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민주당과 한국당이 국회 개헌안 마련에 좀 더 성의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대통령 개헌안에는 제왕적 대통령제 분권화라는 가장 중요한 개헌의 골자가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을 향해서는 “적극적으로 개헌 협상에 임해 개헌의 주체는 국회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정숙 민평당 대변인도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고 분산하는 내용이 빠진 개헌안은 핵심이 없는 개헌안”이라며 “국회 통과는 불가하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이 청와대를 설득하고 국회 개헌 협상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고 부연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5당이 협의 테이블에서 함께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개헌안 발의가 코 앞이지만, 거대 양당의 합의 없이는 안 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