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크라이슬러(FCA)그룹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성장세에 따라 아시아·태평양 주요 지역에서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 안 팔리는 승용차 브랜드를 사실상 퇴출하고, '지프(Jeep)' 등 잘 팔리는 SUV 브랜드를 키우는 브랜드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해 일본에 이어 올해는 한국 시장 내 19개 전시장을 모두 지프 브랜드 단독 매장으로 전면 교체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FCA코리아는 기존 전시장에 함께 판매하던 피아트, 크라이슬러 브랜드를 단종하는 대신 국내에서 경쟁력이 높은 지프 브랜드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FCA코리아 관계자는 “본사 경영 전략에 따라 올해까지 전국 모든 전시장을 지프 브랜드 전용 매장으로 새롭게 개장할 계획이다”면서 “수요 증가에 따라 지프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확충과 개선 작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기존에 국내에 판매하던 피아트, 크라이슬러 브랜드는 올해 추가 수입·판매 계획이 없어 사실상 단종 절차를 밟는다.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지프 외 FCA그룹 산하 다른 브랜드 국내 출시가 결정될 경우 브랜드별 단독 전시장을 꾸릴 예정이다.
새로운 지프 전용 전시장은 지프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도록 인테리어 구성을 통일하고, 차종별 전시 공간을 마련해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한다. 올해 1월 서울 염창동에 첫 지프 전용 전시장을 열었고, 올해 안에 나머지 18개 전시장 재단장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FCA가 지프 브랜드에 집중하기로 한 것은 SUV 시장의 높은 성장세 덕분이다. 지난해 지프 브랜드는 국내에서 7012대를 판매, 2016년(5070대)보다 40%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수입 SUV 판매(7만2012대) 10%에 달하는 점유율이다. 수입 SUV 상위 5개 브랜드 가운데 성장률도 가장 높다.
FCA는 올해 전시장 재단장과 함께 지프 제품군 모델 변경을 통해 상품성을 강화한다. 올해 상반기 중 중형 SUV '체로키'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시작으로, 하반기 정통 SUV '랭글러'와 도심형 SUV '컴패스'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을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지프 브랜드 재편에 이어 내년부터는 FCA그룹 산하 이탈리아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알파로메오' 국내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FCA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지프 브랜드에 집중해 SUV 브랜드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면서 “알파로메오 역시 국내 도입을 계속 준비하고 있으나, 내부적인 절차가 길어지면서 내년 이후 시장에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