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과 유학연수 등에 지출한 해외소비가 매년 크게 늘어나 내수·고용 등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따라서 국내 여행·교육산업의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한국은행이 '해외소비 변동요인 및 경제적 영향'을 주제로 발간한 'BOK 이슈노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가계의 해외소비는 23조400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김민수 한은 조사국 모형연구팀 과장은 글로벌 위기 이후 유학연수가 줄어든 추세와 주5일 근무제 실시로 해외여행이 늘어난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를 보면 2000년대 상승세를 보이던 해외소비 비중은 소득수준 향상으로 2001~2007년 4.3%로 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2011년에는 2.8%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이후에는2015년에는 3.9%, 2016년 3.1%, 지난해 3분기까지 4.4%로 점차 늘고 있다.
김민수 과장은 "소득수준 향상으로 해외소비 비중이 늘었지만, 글로벌 위기 이후 유학연수가 줄면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2000년대 들어 시작된 주5일 근무제 실시에 따른 근거리 해외여행 상품 증가도 실질환율의 해외소비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해외소비 비중에 대해서 그는 글로벌 국가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해외소비 비중은 3.8%(2016년 명목 기준)로 선진국·소규모 개방국(3.0~4.5%)의 중간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또 가계소비 대비 해외지급액(해외출장 등 업무와 관련된 지출 포함) 비중도 관광지식정보시스템 분석 대상인 전 세계 42개국 중 22번째 수준이다.
그러나 과도한 해외소비 증가는 고용·부가가치(GDP) 등 향후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불어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외소비와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여행·교육산업의 고용과 부가가치에 대한 유발효과가 제조업 및 여타서비스업보다 높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대표산업인 전기·전자기기에 대한 제품 수요가 1조원 감소할 경우 고용 감소폭은 2000명이지만, 여행 및 교육산업은 각각 1만8000명, 1만2000명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그는 "해외소비는 세계경기 회복세에 따른 원화가치 상승 및 저가항공사의 해외노선 확대와 같은 해외여행 여건 개선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며 "과도한 해외소비는 내수, 고용 등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대할 수 있는 만큼 국내 여행산업 및 교육산업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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