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욱 CJ 부회장 퇴진 "나는 행운아…이재현 회장 '그레이트 CJ' 달성할 것"

이채욱 부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주주총회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이채욱 부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주주총회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저는 은혜를 많이 받은 행운아였습니다.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마지막까지 아름답게 물러날 수 있도록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건강 악화로 경영 일선 퇴진 의사를 밝힌 이채욱 CJ 부회장은 27일 “이재현 회장은 경영을 잘하시는 분으로 건강 때문에 공백도 있었지만 이제 모두 회복하고 '그레이트 CJ'를 향해 경영에 매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CJ㈜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다만 CJ그룹은 그동안의 공로를 예우해 부회장 직함은 계속 유지하도록 했다.

이채욱 CJ 부회장은 CJ그룹 문화사업 20주년 세미나에서 향후 비전과 글로벌 시장 개척 전략을 발표했다.
이채욱 CJ 부회장은 CJ그룹 문화사업 20주년 세미나에서 향후 비전과 글로벌 시장 개척 전략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주총 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행운아였고 앞만 보고 달려왔던 세대”라며 “앞으로 우리나라와 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젊은이들이 용기와 꿈을 가지고 많이 도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이 성장해야 나라 등 모든 일이 잘되지 않겠냐”며 “많이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 부회장은 1972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해외사업본부장을 지내고 삼성GE의료기기 대표, GE코리아 회장, 인천공항공사 사장 등을 지내며 삼성 샐러리맨 출신 전문경영연의 성공신화를 쌓아왔다. 그를 눈여겨본 이재현 회장의 뜻으로 2013년 4월 CJ대한통운 대표로 영입됐다.

CJ그룹이 오너 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을 부회장으로 영입한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같은 해 8월 이 회장이 구속 수감된 뒤 이 부회장은 CJ로 자리를 옮겨 4년간 비상경영체제를 이끌면서 그룹 경영을 주도해왔다. 특히 손경식 회장 등과 함께 CJ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회장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이 부회장은 “지난 5년간 CJ에서 이 회장의 많은 은덕을 입었다”며 “그래서 마무리도 이렇게 아름답게 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마지막 의장으로 나선 CJ주식회사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사내이사에 손경식 회장을 재선임하고, 김홍기 CJ주식회사 인사총괄 총괄부사장, 최은석 CJ주식회사 경영전략총괄 부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이 부회장은 “기존에 진출한 지역은 역량을 집중해 성과를 창출해나가고, 신흥국 등 신시장으로의 진출 또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 일류 수준의 사업경쟁력을 기반으로 전 사업부문에서 독보적 1등 지위를 확보해 나가겠다”며 “산업 생태계 조성과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통해 전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고 인정받는 CJ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