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사태' 내부고발자 "브렉시트 투표에도 개입"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21일(현지 시각) CNN과 인터뷰하는 모습.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21일(현지 시각) CNN과 인터뷰하는 모습.

페이스북 개인정보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투표 캠페인에도 이용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영국 의회는 마크 저커버그 CEO의 직접 소명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페이스북 정보 유출 사태 폭로 당사자인 크리스토퍼 와일리가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 캠페인에서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가 이용됐다고 27일(현지시간) 폭로했다.

와일리는 이날 3시간 동안 진행된 영국 하원 언론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페이스북 정보가 영국이 EU 탈퇴를 설득하는 데 쓰였다는 말을 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와일리는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불법 수집에 연루된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수집한 자료가 다른 쪽으로도 이용 가능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페이스북 정보가 2016년 미국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선거 캠프뿐 아니라 다른 선거와 투표 활동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시사했다.

이 회사에서 유권자 선정과 설득을 위한 정보수집 방식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던 와일리는 “모든 종류의 사람이 그 데이터에 접근했다”며 “그것은 어디에나 있었다”고 말했다.

와일리는 페이스북 정보를 이용한 기업 가운데 하나로 캐나다계 정치 컨설팅 업체 '애그리거트 IQ'(Aggregate IQ)를 지목했다.

이 업체는 영국의 EU 탈퇴를 지지하는 공식 캠페인 단체 '탈퇴에 투표를'(Vote Leave)을 위해 일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애그리거트 IQ는 성명을 내고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CA도 페이스북 정보가 트럼프 선거 운동에 이용되지 않았다고 부인하는 상태다.

한편 미국과 영국 의회는 마크 저커버거에게 직접 소명을 요구하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저커버그가 스스로 결정하겠지만 내 바람은 페이스북이 지금 이 사태 심각성을 인지하고 사람들이 왜 그렇게 우려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위원들이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있도록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U는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의혹과 관련해 2주 안에 재발방지 대책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