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로 진화하는 車…“탈탄소화·디지털화 대비해야”

“미래 자동차 업계의 최대 화두는 탈탄소화와 디지털화입니다. 정부와 업계가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에릭 요나트 유럽자동차제작자협회(ACEA) 사무총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한-유럽 미래 자동차 포럼' 기조 연설을 통해 “자동차 제작자들이 모빌리티 공급자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유럽 미래 자동차 포럼이 개최됐다.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유럽 미래 자동차 포럼이 개최됐다.

ACEA와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행사는 한국과 유럽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이 강연을 통해 미래 자동차 기술 방향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요나트 총장은 탈탄소화와 디지털화를 미래 자동차 업계가 대비해야 할 큰 흐름이라고 내다봤다. 배출가스 저감을 위한 파워트레인 솔루션 전동화는 이미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는 “전기차 보급에는 충전 인프라, 구매 보조금 등 정부의 정책과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국가 간 모범사례를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전기차 가격 3분 1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 등 업계 차원의 노력도 필수적이다”고 설명했다.

요나트 총장은 자율주행차가 미래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기회라고 진단했다. 그는 자율주행차 도입이 △교통사고 예방 △도로교통 효율성 증진 △교통약자 이동성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요나트 총장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해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통 정보와 데이터 수집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는 바퀴가 달린 컴퓨터화되고 있다”면서 “해킹을 예방하는 등 보안성 강화와 5G 등을 통한 초고속 통신망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조성우 자동차안전연구원 K-city 준비팀장은 2020년을 목표로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의 준비 상황을 설명했다.

조 팀장은 “한국은 자율주행차 도입을 앞당기기 위해 지난해 11월 고속도로 K-city 모델을 구축했다”면서 “K-city 구축을 통해 운전 제어권이 자동차로 넘어가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나 마렉 다임러 자동차규제전략담당 매니저는 다임러와 BMW, 폭스바겐 등 유럽 자동차 업계가 합작 투자해 설립한 고출력 충전 인프라 '아이오니티(IONITY)'를 소개했다. 아이오니티는 2020년까지 400여개의 고출력 충전소 설치를 목표로 한다.

마렉 매니저는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배터리 전기차 등이 2030년까지 자동차 시장 점유를 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업체 간 연합을 통해 부족한 충전 인프라를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마스트로비토 스카니아홍콩 교통운송솔루션 총괄은 '트럭 군집운행(platooning)'이 물류 혁신을 몰고 올 것이라고 밝혔다. 군집운행은 여러 대의 차량이 선두 차량을 뒤따르는 형태의 자율주행을 의미한다.

마스트로비토 총괄은 “현재는 같은 브랜드 트럭만 그룹 주행이 가능하지만, 향후 업체 간 기술 교류를 통해 다른 브랜드 트럭들이 통합한 군집운행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