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모바일 플랫폼 경쟁에 나서고 있다.
최근 30~40대 젊은 소비자들이 대거 저축은행에 몰리면서 이들을 위한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업계는 신용카드사와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지 않고는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2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모바일 통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인 'SB톡톡'에서 4만2434건, 1조1157억원 규모 정기예금 상품이 팔렸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젊은 소비자들이 시중은행보다 금리 경쟁력이 있는 저축은행 수신에 많이 몰렸다”고 풀이했다.
실제 중앙회가 공개한 SB톡톡 사용자는 30대와 40대가 각각 30.7%, 33.9%로 총 64.6%를 차지했다. 이어 50대 16.2%, 20대 13.1%, 60대 5.1%, 70대 이상 1.0% 등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2010년대 초반 저축은행의 주 고객층이 50~60대 이상 소비자였다면, 지금은 20~40대 등 젊은층이 많다”며 “저금리 기조에 금리경쟁력이 있고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어 젊은층 유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이 젊은층을 겨냥한 모바일 플랫폼 강화에 나선 이유다.
웰컴저축은행은 4월 초 오픈을 목표로 기존 모바일 앱을 전면 개편한 '웰컴디지털뱅크(이하 웰뱅)'를 선보인다. 웰뱅은 현재 운영 중인 모바일 앱을 통합한 버전이다. 지문인증 등의 서비스가 탑재된다. 웰컴저축은행은 해당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IT전문 인력 200여명을 배치했다.
DB저축은행도 핀테크TF를 구성하고 6월 모바일 앱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해당 앱은 기존 고객을 겨냥한 혜택을 물론 중·장년층을 위한 특화 서비스도 탑재된다.
DB저축은행 관계자는 “중앙회가 제공하는 SB톡톡은 단순 금리를 나열하는 서비스”라며 “이번에 우리가 개발하는 앱은 DB저축은행 고객은 물론 중장년층 고객을 위한 특화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OK저축은행도 최근 모바일 앱·웹 등 온라인 채널을 개편했다. 예·적금 상품검색, 비대면가입, 대출상품 검색·한도조회·송금완료 기능 등을 담았다. 또 온라인소득·재직 확인 솔루션, 간편로그인 등의 기능도 구현했다.
저축은행중앙회 역시 올해 초 노후화한 전산망을 20년 만에 전면 교체했다. 이를 통해 중앙회 전산망을 이용하는 소규모 저축은행도 빠른 업무 처리가 가능하게 됐다.
저축은행업계는 향후 모바일 플랫폼 구축·고도화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축은행이 신용카드사와 인터넷전문은행이 경쟁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와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선 30~40대 젊은 고객과 신용 4~7등급 고객 확보가 필수다. 따라서 은행 수준에 필적하는 모바일 플랫폼 환경 구축이 전제돼야 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카드사가 중금리 대출에 진출하고 있고, 인터넷전문은행은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젊은 층을 대거 확보하고 있다”며 “이들이 사실상 우리 경쟁자라고 보고, 젊은 층이 바라는 금융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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