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홈플러스·킴스클럽 가세…치열해지는 'PB' 시장

[이슈분석]홈플러스·킴스클럽 가세…치열해지는 'PB' 시장

올해 초부터 외식비 등 생활물가가 잇달아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대형마트 자체브랜드(PB) 상품들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마트의 '노브랜드'가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포문을 열었으며 롯데마트의 '온리 프라이스' 후발주자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홈플러스와 킴스클럽까지 가세하며 경쟁이 치열해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국내 PB 시장 규모는 2008년 3조6000억원에서 2013년 9조3000억원으로 5년 만에 2.5배 이상 성장하는 등 급격히 성장했다. 대형마트의 PB 상품들은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물, 우유, 휴지 등 생활필수품뿐만 아니라 가전제품까지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심플러스 로고
심플러스 로고

홈플러스는 29일 신선가공, 제과음료, 생활리빙 등 전 카테고리에 걸친 PB브랜드 '심플러스'를 공식 출시하며 본격 PB 시장 공략에 나섰다. 최근 사업 전 분야에서 체질개선을 통한 진성 행보를 걷고 있는 홈플러스가 '본질에 집중하다'라는 슬로건의 심플러스를 통해 PB상품에 있어서도 '진성'을 선보인다는 각오다.

홈플러스는 142개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 등에서 심플러스 상품을 본격 판매한다. 과대 포장, 가격 거품, 화려한 기능은 모두 빼고 상품 본연의 역할과 기능에만 집중한 가심비 PB를 지향한다. 이름도 필요한 기능만 담아 심플하게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심플러스'로 정했다. 본질만 남기고 거품을 모두 제거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 삶에 플러스가 되겠다는 선언적 의미도 담았다.〃

홈플러스는 영국 테스코 시절부터 쌓아온 상품 소싱 역량을 심플러스로 선보이는 만큼 그간 노하우로 PB 경쟁력을 확고히 할 예정이다. 여기에 초저가 경쟁으로 상품의 본질이 흐려진 현 PB시장에 '진짜 제대로 된 PB'로 경종을 울리겠다는 각오다.

심플러스의 경쟁력은 '글로벌 소싱'에 있다. 홈플러스만의 글로벌 소싱 노하우를 PB에 접목해 상품 경쟁력에 승부수를 뒀다. 홈플러스 상품 바이어들이 직접 세계 곳곳을 돌며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가심비' 상품만을 들여와 선보인다.

상품 바이어가 직접 각국에 방문해 요리와 음식을 맛보고, 현지 공장을 방문하고, 생산 라인을 확보하는 등 소싱 전 과정에 있어 21년간 축적해온 운용 역량을 집중했다. 세계에서 가장 본질에 집중한 '진짜' 상품을 소싱하기 위해 홈플러스 상품 바이어들의 비행기 마일리지만 50만km로 지구 13바퀴에 달하는 발품을 팔았다.

홈플러스는 올해 심플러스 상품을 700여 종까지 확대하며 PB 경쟁력 강화에 본격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우수 중소기업들과 협업을 통한 상품개발은 물론 전세계 제조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 유일무이한 심플러스 상품을 선보이는 데 적극 앞장서 나갈 방침이다.

이랜드리테일 킴스클럽 PB브랜드 '오프라이스'
이랜드리테일 킴스클럽 PB브랜드 '오프라이스'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할인매장 킴스클럽도 최근 자체개발상품(PB) 브랜드 '오프라이스(Oprice)'를 론칭하며 PB 대전에 가세했다.

오프라이스는 '건강을 생각하는 까다로운 기준 그대로 가치있게 소비하는 똑똑한 습관 그대로 상품 하나하나 고객에게 물어 고객의 생각대로 만들었습니다'라며 브랜드 콘셉트를 밝혔다. 오렌지 바탕에 흰색으로 'Oprice'를 공통 적용해 소비자가 한눈에 알아 볼 수 있게 디자인에 차별화를 뒀다.

킴스클럽 37개 매장(NC백화점 식품관)과 온라인몰에 입점해있으며 현재 생수와 우유, 휴지, 물티슈, 키친타올, 칫솔 등 생활밀착형 제품에 한정돼 있지만 이랜드는 향후 제품군을 확대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슈분석]홈플러스·킴스클럽 가세…치열해지는 'PB' 시장

'노브랜드'는 2015년 이마트가 상품 차별화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선보인 대표 PB 브랜드다. 출시 당시 234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노브랜드는 2016년 당초 목표인 600가지 상품, 1000억원 매출을 뛰어넘어 1000개 상품, 1900억원 매출을 보였으며 지난해에는 75% 증가한 3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노브랜드는 국내 성공에 그치지 않고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5년 베트남 고밥점 오픈 당시 170종에 불과했던 노브랜드 상품은 지난해 1000종까지 늘며 2년만에 취급 품목 수가 약 6배 확대됐다. 이에 힘입어 이마트의 지난해 베트남 수출액 13억원 가운데 노브랜드 비중은 약 66%(8억7500만원)에 달한다.

고객들이 매장에서 온리프라이스 상품을 사는 모습.
고객들이 매장에서 온리프라이스 상품을 사는 모습.

지난 2월 출시 1주년을 맞은 롯데마트의 천원 단위 균일가 PB브랜드 '온리프라이스'도 순항중이다. 종이컵, 화장지, 크리스피롤미니 등 25개 품목을 시작한 '온리프라이스'는 현재 154개 품목으로 확대됐으며 우리나라 국민 수 절반에 맞먹는 총 2600만개 이상이 판매됐다.

100만개 이상 판매된 밀리언셀러가 5품목, 1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상품이 14개 탄생했다. 해당 상품군에서 1등 NB 매출 대비 작게는 두 배에서 많게는 14배에 이르기까지 압도적으로 1등을 차지한 상품만 100개에 이른다. '온리프라이스' 재구매율은 74.4%로 해당 상품군 1등 NB 상품 대비 평균 15% 가량 높다.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가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고물가 시대에 PB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가성비에 이어 다양한 콘셉트로 PB 제품은 소비자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