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가 지난해 말 1450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미국 금리인상으로 국내 기준금리 상승압력이 높아진 만큼 취약 차주 중심의 상환부담 가중이 우려된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3월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2017년 말 현재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1450조9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8.1% 증가했다.
정부의 8.2주택시장 및 10.24가계부채 대책 등으로 증가율은 2016년 말(11.6%) 대비 낮아졌다. 2012~2014년 평균 5.8%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정부 대출 규제에도 가계부채 증가는 이어졌다.
지난해 말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과 기타대출(비주담대 등)은 각각 7.6%, 8.3% 늘었다. 금융기관별로 은행 및 비은행 대출이 각각 7.0, 7.4% 증가했다.
차주별 가계부채 분포를 보면 소득·신용·자산측면에서 상위계층 비중이 여전히 높다. 지난해 말 전체 대출 중 고소득(상위 30%) 및 고신용(1~3등급) 차주 대출 비중은 전년보다 각각 0.4%P, 3.0%P 증가한 65.9%와 68.7%를 기록했다.
차주 규모도 지난해 말 149만9000명으로 전년 말(146만6000명) 대비 3만3000명이나 늘었다.
특히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기관 차입)면서 저신용(7~10등급)이나 저소득(하위 30%) 계층인 취약 차주 부채규모가 계속 증가했다. 지난해 말 취약 차주 대출규모는 82조7000억원으로 다중·저소득자를 중심으로 전년 말 대비 4조2000억원 상승했다. 차주 숫자도 2016년 말 40만6000명에서 지난해 말 41만8000명으로 늘었다. 대출규모는 12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000억원 증가했다. 이들 상당수는 은행이 아닌 이른바 2금융인 비은행권에서 주로 대출을 받았다.
한은은 가계부채가 누증된 상황에서 금리가 상승하면 가계 이자부담이 늘겠지만, 현재 부채 보유 가계의 소득 및 자산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단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최근 취약 차주 수와 부채규모가 늘고 있는 부분은 우려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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