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독점 당국이 반도체 업계의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유럽 NXP, 일본 도시바메모리 매각 작업이 지연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도시바 매각은 중국 측 승인 지연으로 당초 계획했던 완료 시한(3월 말)을 넘겼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는 자회사 도시바메모리를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이끄는 한미일 연합에 매각키로 합의했다.
중국 측이 승인하지 않아 3월 말까지 매각을 마무리하려던 계획은 무산됐다. 반도체 업계 일각에선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승인을 지연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도시바메모리 매각안은 한국,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브라질, 필리핀, 대만 등 7개국으로부터 모두 승인을 받았지만 중국만이 승인을 내 주지 않고 있다.
도시바 측은 “언제 계약이 마무리될지 알 수 없지만 최대한 빨리 거래를 매듭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2차 매각 시한을 5월 1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목표 시기까지 매각을 마무리하려면 늦어도 4월 중순까지는 중국의 승인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승인 지연으로 M&A가 가로막혀 있는 업체는 도시바메모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 퀄컴의 NXP 인수도 중국 승인이 나지 않아 퀄컴 측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미국과 독일 등 다른 국가는 퀄컴의 NXP 인수를 모두 승인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 반도체 구매국으로 떠오른 중국이 유력 업체의 M&A에 깊게 관여하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