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납 없앤 친환경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찾아내

국내 연구진이 시뮬레이션 방법으로 납을 함유하지 않고도 높은 태양에너지 전환율을 보이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도출했다. 독성 없는 친환경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발 기반을 마련했다.

KAIST(총장 신성철)는 김형준 화학과 교수, 장민석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이 납이 없는 '세슘·금·요오드 화합물'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찾아냈다고 2일 밝혔다.

새롭게 발굴한 무기 페로브스카이트 소재와 두께에 따른 태양전지 이론효율
새롭게 발굴한 무기 페로브스카이트 소재와 두께에 따른 태양전지 이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는 도체, 반도체, 부도체 성질과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특수 구조 금속산화물이다. 22%가 넘는 태양광 전환효율을 갖고, 저온 패널 생산도 가능해 차세대 고효율 태양전지 후보로 꼽힌다.

다만 독성을 띤다는 것이 단점이다. 주로 쓰이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는 안에 납 이온을 포함하고 있어 독성 문제를 피할 수 없다. 여러 가지 유·무기 물질을 활용해 소재 안정성이 낮고 장시간 구동시 성능도 떨어진다. 새로운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개발이 제품 상용화를 앞당기는 길이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새로운 세슘·금·요오드 소재 도출에 성공했다. 양자역학을 이용해 기본 소재 물성을 예측하는 제일 원리 계산, 에너지 변환 효율을 예측하는 광학 시뮬레이션을 결합하는 '멀티스케일 해석 기법'을 정립·활용했다.

연구에 참여한 KAIST 연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람제드 드비치 박사후연구원, 이송주 석사과정, 장민석 교수, 김형준 교수
연구에 참여한 KAIST 연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람제드 드비치 박사후연구원, 이송주 석사과정, 장민석 교수, 김형준 교수

새로운 세슘·금·요오드 화합물은 납 이온을 포함하지 않는 무기질로만 이뤄져 독성 및 불안정성 문제가 없다. 기존에는 흡수가 어려웠던 붉은색 계열 빛 및 적외선을 받아들여 박막 형태로 고효율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다. 350나노미터(㎚) 두께로 21.5%의 높은 효율을 낸다.

연구팀은 현재 세슘·금·요오드 화합물 소재를 실제 태양전지에 적용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김형준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높은 효율을 갖지만 독성과 불안정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번 연구로 다양한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탐색하는 시도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