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폭탄에 반격을 시작했다. 미국과 중국 G2(주요 2개국) 간 무역 전쟁이 가열됐다.
중국 재정부는 2일 국무원 비준을 거쳐 산하 관세세칙위원회가 돼지고기와 과일 등 미국산 수입품 128개 품목에 고율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중국 재정부가 발표한 '미국산 일부 수입품 관세 감면 중단 통보'에 따르면 돼지고기를 비롯해 미국산 수입품 8개 품목 관세가 25% 인상된다. 과일 등 120개 수입품에는 15% 관세가 부과된다.
관세세칙위원회는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를 근거로 중국산 철강·알루미늄에 고율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응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겨냥해 맞불 보복에 착수했다.
중국 정부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표밭인 농산물 분야를 타깃으로 삼았다. 중국 재정부는 “미국의 232조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하고, 안보 예외 규정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사실상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로 중국의 이익을 엄중히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한다”며 “이번 조치는 WTO 규정에 따라 중국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추가 보복 조처 가능성도 열어 뒀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보복관세 조치는 미국산 수입품 일부에만 적용됐다고 전했다. 대두(메주콩) 등 수입량이 많은 품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미국이 생산하는 전체 대두의 3분의 1을 사들인다. 고율관세 표적으로 지목된 농축산물은 지난 대통령 선거 때 공화당 후보이던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팜 벨트(농장지대)'에서 주로 생산된다.
미국은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외에도 중국을 타깃으로 한 관세폭탄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에 따라 500억∼600억 달러(53조1500억∼63조78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에 25％ 고율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품목을 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