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사상 최초로 4조원 이상 집행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차체 경량화 등 미래 자동차 기술에 투자를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현대·기아차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R&D 비용으로 현대차 2조4995억원, 기아차 1조6419억원 등 총 4조1414억원을 사용했다. 이는 사상 최초로 4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지난해보다 3.6% 증가한 규모다. R&D 비용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대비 0.1% 포인트 증가한 2.8%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2003년 이후 14년 연속 투자비용이 늘어났고, 기아차는 2010년 이후 7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2013년 사상 처음으로 R&D 투자비용이 3조원을 넘은 이후 4년 만에 4조원을 넘어섰다. 정몽구 회장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R&D에 31조6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완성차 부문에만 27조1000억원을 투입하는데, 이 중 친환경차와 스마트카 부문에 13조3000억원이 사용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R&D에 4조원 넘게 투입해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차체 경량화를 집중 개발했다. 자율주행의 경우 △횡방향 충돌 방지 보조 시스템 개발 △차간거리 제어로직 △보행자 보호를 위한 자동긴급제동브레이크(AEB) 독자로직 적용 △FCA·AEB 싸이클리스트 독자로직 적용을 위한 선행 개발 △스타트&스탑을 포함한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신규 정지차 제어 로직 등 고도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술을 개발했다. 그 결과 G70, 스팅어, 신형 싼타페 등은 레벨2 이상의 고도 반자율주행이 가능해졌다.
커넥티드카 분야에서는 '텔레매틱스 차량 연동 신호 자동화 분석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차량에 적용된 통신망(CAN)을 실시간으로 분석·검증하는 것이다. 데이터베이스(DB) 정의 신호와 신차 출력 신호 간 적합성을 검증하고, 출력 신호 데이터의 유효성을 체크한다. 또 신호별 DB 정의 값 출력여부를 체크한다. 이를 통해 고속·저속 CAN 자동화 분석 결과 레포트 기능을 개발했다.
현대·기아차는 차체 경량화를 위해 △경량화 카고스크린 원단 △알루미늄/스틸 하이브리드 패키지 트레이 △경량 TPV 글라스런 등을 개발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말 기준 현대차 2만6748건, 기아차 7427건 등 총 3만4175건의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가 지식재산권 현황을 공개하기 시작한 2010년 1만5297건에서 7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현대·기아차 특허는 엔진, 변속기, 섀시, 차체 등 차량을 구성하는 주행성능 관련 기술뿐 아니라 향후 출시될 차량에 활용되는 미래 핵심 기술까지 포함하고 있다. 최근 들어 차량에 IT·전자 장치 탑재가 증가함에 따라 HMI(인간중심설계), 자율주행, 모바일 연동 서비스 등과 관련된 선행특허 확보를 강화해 미래 자동차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