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사건 추념식] 루시드폴 이효리 '제주의 아픔을 드러내다'

[제주 4.3 사건 추념식] 루시드폴 이효리 '제주의 아픔을 드러내다'

루시드폴과 이효리가 제주 4.3사건 추념식에 참석한 가운데, 이들이 부르고 낭송한 노래와 시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오전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4.3 70주년 추념식이 열렸다. 루시드폴은 자신의 자작곡 ‘4월의 춤’을 불렀고, 이효리는 이종형의 시 ‘바람의 집’을 읽었다.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에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

루시드폴의 ‘4월의 춤’의 가사에는 ‘바다는 아무 말 없이 섬의 눈물을 모아 바위에 기대 몸을 흔들며 파도로 흐느낀다지/ 이유도 모른 채 죽어간 사람들은 4월이 오면 유채꽃으로 피어 춤을 춘다지’로 시작해 ‘슬퍼하지 말라고 원망하지 말라고 우릴 미워했던 사람들도 누군가의 꽃이었을 테니 미워하지 말라고 모질어지지 말라고 용서받지 못할 영혼이란 없는 거라고 노래한다지 춤을 춘다지’라며 제주 4.3 사건 희생자들을 위로한다.

루시드폴은 과거 tvN ‘알뜰신잡2’에 출연해 "4.3 평화공원을 다녀온 후 충격이 남아서 앨범 작업으로 이어졌다"면서 "동네마다 적혀있는 비석을 보고 가깝게 느꼈다"고 전했다.

이효리가 낭송한 이종형의 시 ‘바람의 집’은 이종형 시집 <꽃보다 먼저 다녀간 이름>에 게재 돼 있다.

시 '바람의 집'은 ‘당신은 물었다 봄이 주춤 뒷걸음치는 이 바람 어디서 오는 거냐고 /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 4월의 섬 바람은 수의 없이 죽은 사내들과 관에 묻히지 못한 아내들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은 아이의 울음 같은 것 / 밟고 선 땅 아래가 죽은 자의 무덤인 줄 봄 맞이하러 온 당신은 몰랐겠으나 돌담 아래 제 몸의 피 다 쏟은 채 모가지 뚝뚝 부러진 동백꽃 주검을 당신은 보지 못했겠으나 / 섬은 오래전부터 통풍을 앓아온 환자처럼 살갗을 쓰다듬는 손길에도 화들짝 놀라 비명을 질러댔던 것/ 4월의 섬 바람은 뼛속으로 스며드는 게 아니라 뼛속에서 시작되는 것 / 그러므로 당신이 서 있는 자리가 바람의 집이었던 것’이라며 국가 권력에 의해 학살된 도민들의 혼을 위로한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12년 만에 현역 대통령으로 제주 4.3 사건 추념식에 참석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현역 대통령으로 두번째로 추념식에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념식에서 “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제주 도민 여러분, 돌담 하나 떨어진 동백꽃 한 송이, 통곡의 세월을 간직한 제주에서 이땅의 봄은 있느냐. 여러분은 70년 동안 울었습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들게 제주의 봄을 알리고 싶다. 바람만 불어도 눈물이 날만큼 아팠지만 제주의 봄은 피어날 것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늘 우리는 침묵의 세월을 딛고 이렇게 모일 수 있었다. 혼신의 힘을 다해 4.3의 통한과 고통, 진실을 알려온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들게 대통령으로서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제주 도민들을 위로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희진 기자 (lee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