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기획]퀄컴, 5G 시대에도 경쟁 우위 확신하는 3가지 이유

[5G 기획]퀄컴, 5G 시대에도 경쟁 우위 확신하는 3가지 이유

2019년 5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 조기 상용화를 앞두고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반도체 업계가 시장 선점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4G 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 초기에는 모뎀과 무선주파수(RF) 등 관련 칩 시장을 사실상 퀄컴이 장악했다. 그러나 5G로 접어들면서 많은 회사가 시장에 뛰어들었다. 인텔이 강력한 경쟁 상대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대만 미디어텍과 중국 하이실리콘, 스프레드트럼, 세인칩스도 5G 칩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퀄컴은 경쟁사가 다수 생겼음에도 3G와 4G LTE의 성공을 발판 삼아 5G 시대에도 여전히 경쟁 우위를 지킬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솔루션 개발 속도 가장 빨라

맷 그로브 퀄컴 기술담당 총괄부사장은 “통신 모뎀 등 5G와 관련한 주요 칩셋을 가장 빠르게 내놓고 있는 회사는 바로 퀄컴”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퀄컴은 경쟁사보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 빠르게 5G 모뎀칩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미 퀄컴은 2016년 10월 세계 최초로 상용 5G 모뎀칩 X50과 RF 솔루션을 공개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5G 데이터 송·수신 데모를 성공시켰다. 스마트폰 고객사를 위한 레퍼런스 디자인도 이 때 공개했다.

이처럼 빠르게 칩 솔루션을 내놓으면 세계 각국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업체는 초기 서비스를 위한 망 연동 테스트를 퀄컴 칩 기반으로 할 수 밖에 없다. 초기 시장을 장악하면 이 구도는 깨지기가 쉽지 않다.

시장에서 검증받은 4G LTE 통신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경쟁 우위를 자신하는 요소다. 당장 5G 서비스가 상용화되더라도 모든 지역을 커버하긴 힘들다. 완전한 5G 시대가 오기까진 LTE와 5G가 상당 기간 공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은 LTE 모뎀칩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다. 따라서 망 연동 테스트나 표준화 제안 활동에서도 다른 회사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는 것이 퀄컴의 설명이다.

◇복잡한 주파수 조합 모두 지원

5G의 핵심은 28㎓ 이상 고주파 대역(100㎒) 8개를 주파수집성(CA) 기술로 묶어 최대 800㎒ 대역폭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정도 대역폭을 확보하면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LTE 통신 서비스보다 10배 이상 빠른 다운로드 속도를 낼 수 있다. 다만 고주파 대역은 전파 파장이 짧아 도달 거리가 길지 않고 장애물 영향을 받기 쉽다. 이 때문에 통신 업계는 6㎓ 이하 저주파 대역도 5G 통신 서비스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자동차, 산업제어, 항공관제, 의료서비스 등 신뢰성을 요하는 서비스에 6㎓ 이하 저주파 대역을 활용한다.

이 경우 복잡성은 크게 증가한다. 퀄컴에 따르면 5G 시대에는 주파수 집성(CA) 기술로 묶는 조합이 1만개에 이른다. 5G용 주파수는 물론 LTE와 일부 2G, 3G 주파수와도 조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초기 LTE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사용되는 주파수 조합 숫자는 16개였다. 지금은 그 숫자가 늘어나긴 했지만 50개 미만 밖에 안 된다. 퀄컴은 이처럼 다양한 주파수 조합을 모두 지원할 계획이다.

기존 모뎀칩과 쌍으로 붙는 RF칩, RF칩 앞단에서 신호를 주고받고 증폭하는 '프런트엔드' 분야 기술이 없다면 실현 불가능한 작업이다. 업계에선 다양한 조합으로 끊임없이 바뀌는 주파수 환경 내에서 '끊김없는' 통신을 지원하는 것은 달성하기 어려운 도전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피터 카슨 퀄컴 모뎀 담당 전무는 “퀄컴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멀티모드(3G, 2G 동시 지원) LTE 모뎀 통합 시스템온칩(SoC)을 선보이고 지금까지 시장을 이끌고 있다”면서 “5G에서도 어렵고 복잡한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면적·저전력 경쟁력 높아

인텔이 5G 모뎀칩 시장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지만, 퀄컴은 해당 제품의 기판 차지 면적과 저전력 특성에서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인텔의 LTE 모뎀칩을 쓰는 회사는 애플 밖에 없다. 애플 제품을 분해해보면 모뎀칩 솔루션의 차지 면적이 퀄컴 제품 대비 매우 넓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5G에서도 이처럼 넓은 면적이 유지된다면 스마트폰 고객사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전력 효율성은 퀄컴이 자신을 갖고 있는 분야다. 퀄컴은 28㎓ 이상 고주파 대역에서 전력 사용량을 10밀리와트(㎽)까지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통신 모드(3G, 4G)에 따라 적절한 전력을 제공하는 엔벨롭 트래킹(envelope tracking)과 안테나 튜너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